[단독]'제2의 금양' 막는다…거래소, 코스피200 문턱 높인다

거래소, 코스피200 지수 개선 방법론 수렴
452% 오른 금양 편입 문제되자 제도적 보완
시총뿐 아니라 주가흐름 고려하는 MSCI안 제시
편출입 조건 변경시 코스피200서 금양 빠질수도
  • 등록 2023-09-22 오전 6:00:00

    수정 2023-09-22 오전 7:52:59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한국거래소가 대표지수 편입 종목을 선정하는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제2의 금양(001570)’ 사태를 방지한다는 취지에서다.

(사진=이데일리)
금양은 지난 6월 코스피200 편입이 결정됐지만 올 들어 편입 직전까지 주가가 128% 넘게 오르면서 변동성이 큰 종목을 대표지수에 편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수 대표성을 개선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는 시가총액 이외에도 편입 직전 일정 기간 주가 흐름을 고려해 급등한 종목은 편입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지수 편입조건을 벤치마킹하는 안도 고려 중이다.

거래소, ‘제2의 금양’ 방지 방법론 수렴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달 KRX 지수이용 기관을 대상으로 ‘KRX 대표지수 방법론 개선을 위한 설명회’를 열고 코스피200 등 대표지수 편입 방법론 변경에 대해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지난 6월 코스피200 정기변경 당시 시가총액이 단기간에 급등한 금양이 편입된 것을 두고 리스크가 큰 종목을 포함하는 데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방법론 개선 방안을 수렴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가총액이라는 정량적 기준 위주로 편입 조건을 정했다면 향후에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 관계자는 “대표지수 신뢰도 제고를 위해 내부적으로 시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지수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고 있으며 업계 의견을 반영해 편입 기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지수 정기변경 당시 코스피200에 편입된 금양은 화학 섹터로 분류돼 있지만 2차전지 관련주로 묶이면서 올 들어 주가가 452% 급등했다. 6월 코스피200 지수 편입 직전까지 상승률은 128%에 달했다.

이 때문에 올해 급등한 2차전지주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가총액만 커졌다고 대표지수에 편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MSCI 코리아 지수처럼 주가 흐름 고려하나

‘제2의 금양’ 사례를 막기 위한 방법론으로는 MSCI 코리아 지수 편입 조건을 벤치마킹하는 안이 제시됐다. MSCI 코리아 지수 편입 조건은 코스피200보다 엄격하다. 방법론만 봐도 MSCI 코리아 지수는 100페이지에 달하는 반면 코스피200은 20페이지 정도다.

거래대금뿐만 아니라 유동 시가총액도 평가 기준에 포함한다. 단순히 발행주식수에 주가를 곱한 기업 규모만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거래가 원활하게 되는지까지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코스피200 같은 경우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기준으로 유동성을 체크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평균 6개월 단위로 전체 시가총액을 체크하는 수준”이라며 “유동 시가총액 자체를 지수 편·출입에 주로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MSCI 코리아 지수는 직전 주가 흐름도 편·출입 고려 대상이다. 지난 2021년 2월 MSCI 코리아 지수는 새로운 편입 조건을 도입했다. 지수 편입 대상 종목의 주가를 직전 5영업일부터 10영업일 등 60영업일까지 12개 구간으로 나눠 그 중 한 구간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주가등락률을 보이면 편입에서 제외한다. 편입 직후 주가가 급등락하는 사례가 신흥국 시장에서 발생하는 만큼 지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참고해 코스피200에 편입하려는 종목 역시 시가총액이 커졌다 하더라도 직전 2개월과 3개월, 6개월 동안의 평균 시가총액 등을 고려해 평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실제 코스피200 편입 편·출 조건이 강화될 경우 금양이 제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편입 조건을 충족해 코스피200에 들어온 만큼 임의로 뺄 수는 없다. 하지만 금양 주가가 현재까지도 2차전지주 조정을 거치며 등락을 거듭하는 만큼, 주가 흐름을 지수 편·출입 기준으로 삼을 경우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용업계는 코스피200 편입 조건 변경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 지수를 추종하는 코스피200에 포함될 경우,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기관 자금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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