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배달ㆍ음료 포장 다회용 의무화하는 독일

리유저블컵 업체들 우후죽순 경쟁 시장으로 급부상
스타벅스 등 다국적 기업들도 자체 리유저블컵 시스템 구축
일회용 비닐봉투 전면 퇴출…위반시 벌금 1억4000만원
  • 등록 2022-11-30 오전 5:45:00

    수정 2022-11-30 오전 5:45:00

독일 커피매장에 비치된 리유저블컵. 대체로 1~2.5유로의 판트(보증금)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컵을 반납할 때엔 앱을 통해 반납 가능한 매장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프랑크푸르트=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의 규제 방향이 텀블러 사용 권장과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 등 최종 소비 단계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독일은 용기 제조와 유통 단계에 집중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일회용 컵이 퇴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포장재법 개정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독일 내에선 다회용(리유저블) 컵과 그릇(Boul) 사용이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5명 이하 기업과 사업장 규모 80㎡ 이하를 제외하고 케이터링, 배달 서비스 및 레스토랑은 재사용 가능 포장재 제공 의무가 발생한다. 독일 연방환경청(UBA)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독일에선 매년 2억8000개의 일회용컵이 생산되며, 이는 1인당 34개에 달한다.

독일의 일회용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앞서 지난해 7월 3일 유럽연합(EU)의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관련 지침(Single-Use Plastics Directive)을 받아들이면서 산화분해성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면봉, 접시, 식기류, 빨대, 음료수막대, 풍선막대, 폴리스틸렌 소재 식품용기의 사용이 금지된 바 있다. 이후 독일은 올 1월 1일부터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했으며, 위반시 우리나라(300만원)의 약 46배인 최대 10만유로(한화 약 1억4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다회용기 제도 시행을 두 달여 앞둔 독일 사회는 이미 준비가 거의 완료된 모습이었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다회용 용기 서비스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경쟁적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리유저블컵 사업은 최근 5~6년 사이 급부상했다. 페어컵(FairCup), 리컵(Re-cup) 등 다양한 리유저블 용기 판매 스타트업이 활약하고 있다. 리유저블컵은 환경 기준을 충족해 제작해야하며,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단일 플라스틱 재질로만 만들어야한다. 최소 500회 이상의 사용 수명을 가져야 독일의 친환경 마크인 블루엔젤(Blue engel) 마크를 받을 수 있다.

다국적 프랜차이즈 식품기업은 별도의 다회용기 제작·회수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 법률 시행으로 스타벅스 등 일부 브랜드에서는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도 내년부터는 다회용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들은 현재 추가 플라스틱 부담료를 낸다.

독일 시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다회용기 보증금을 추가로 지불하거나 회수제도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다회용 컵은 대체로 1유로의 보증금을 받는다. 업체간 제휴 서비스를 맺은 곳들도 있어, 소비자들은 앱을 통해 반납 가능한 매장을 찾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는다.

게르하르트 코시크(Gerhard Kotschik) 독일 연방환경청(UBA) 플라스틱 및 포장 부문 담당은 “독일 사회는 판트(Pfand) 제도에 익숙해 용기를 보증금을 주고 구매하는 것이 익숙하고, 다양한 환경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윤리소비 성향이 높아 제도정착이 빠르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독일 소비자가 지속가능 소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재활용 소재 또는 플라스틱 대체제 등 친환경친화적 포장재 사용이 56%로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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