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백신 스와프 대신 미국이 한국군 55만명에 백신을 제공하는 약속에 그치긴 했어도 양국 정상이 “미국의 선진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한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서 알 수 있듯 한국은 글로벌 백신 허브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생산 백신의 공급 범위도 한국을 넘어선 전세계이며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부터 모더나의 코로나백신 위탁 생산을 시작한다. 백신 부족으로 접종률이 세계 115위(21일, 7.3%)에 머물고 있는 우리에게도 단비가 될 전망이다.
국가간 흥정에서 공짜는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 기업들이 국가 위상을 높이는 첨병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음을 정부와 국민은 이번 회담에서 눈으로 확인했다. 외교·안보를 축으로 유지돼 온 한미 동맹은 이제 반도체·전기차·배터리는 물론 제약·이동통신과 원자력 발전 등 경제·과학분야로 확대되며 더욱 끈끈하고 견고한 관계로 발전할 순간을 맞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이 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의 인식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