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디스플레이(034220)가 올해 2분기에도 약 9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1년 넘게 적자를 볼 전망이다. 다만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과 더불어 삼성전자와의 ‘디스플레이 동맹’이 힘을 받으면서 수익성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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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4조7277억원이며 영업손실은 9083억원으로 예상된다. 작년 동기 보다 매출액은 15.6% 줄고 적자 규모는 커진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영업손실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CD 시장에서 빠르게 쫓아온 가운데 경기 불황이 덮치며 LCD 수요가 줄었고 패널 가격도 하락한 영향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을 축소하고 OLED 제품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추진 중이지만 LCD 출구전략이 비교적 늦은 데다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 중인 아이폰용 OLED도 아이폰14 수요가 부진해 흑자전환은 아직 어려운 모습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이 TV를 중심으로 상승했으나 TV 패널 매출 비중이 작고 모바일 OLED는 비수기 영향을 받았다”며 “전분기와 비슷한 적자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다소 바뀔 전망이다. 3분기 중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인데 아이폰14 이연수요가 아이폰15 대기수요로 전환됐고 아이폰13 이전 사용자의 교체시기도 맞물렸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와 아이폰15 프로맥스 2종의 상위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이전 세대 사용자들의 교체시점이 오고 있고 아이폰14 공급 차질로 이연된 수요도 신제품을 기다리고 있다”며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애플 공급망에 포함된 부품사들은 아이폰15 수혜를 대거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삼성전자 83형 OLED 4K TV. (사진=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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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의 디스플레이 동맹에 청신호가 들어온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에서 LG디스플레이의 83형 OLED 패널을 탑재한 OLED TV를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동맹은 아직 83형 제품에 한정되지만 향후 다른 크기의 제품으로 동맹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 중인 LCD 패널 물량이 더 늘어날 여지도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에서 TV용 LCD 패널 일부를 납품받는데 BOE가 지난 5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상대로 현지 법원에 OLED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해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BOE 물량을 줄이고 대체물량을 LG디스플레이 등 다른 업체에서 공급받을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삼성전자의 LCD TV 공급망 재편을 가정하면 LG디스플레이 공급량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LCD와 OLED 주문량 증가로 가동률이 점차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