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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약세를 보였다. 지난주 사상 최고치를 찍은 이후 소폭 하락했다.
중국發 경기 둔화 우려 점증
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0% 하락한 3만5101.85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0.09% 내린 4432.35에 마감했다.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0.58% 하락한 2234.81에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16% 상승한 1만4860.18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미국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0만8000여명으로 증가했다. 6개월 만의 최고치다. 지난 겨울 당시 최악의 팬데믹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 받고 있는 건 중국 경제 둔화 가능성이다. 델타 변이 확산에 중국이 경제 봉쇄를 단행하면서, 전세계 경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공포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늘어난 2826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20.8%)를 밑돌았다. 이에 골드만삭스 등 월가 주요 기관들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유가가 급락한 것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가 불안해진 탓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점증하고 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내놓은 소비자기대 조사를 보면,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율은 7월 4.8%로 전월(4.8%)과 같았다. 뉴욕 연은이 2013년 기대인플레이션 집계를 내놓은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3.7%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이미 목표치에 도달했다”며 “고용시장이 개선 속도를 유지한다면 올해 4분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은 더 빨리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채권 구루’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CNBC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이미 늦었다”며 “테이퍼링을 이미 시작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나오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한 주목도는 더 커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5.3%다.
고용지표는 ‘역대급 구인난’의 현실을 잘 보여줬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6월 채용 공고는 1010만건으로 나타났다. 1000만건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910만건)를 뛰어넘었다. 3개월째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관심을 모은 종목은 테슬라였다. 테슬라 주가는 제프리스가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20% 올린 850달러로 상향했다는 소식에 2.10% 상승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3.53% 오른 16.72를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0.10%,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0.06% 각각 내렸다. 다만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13% 오른 7132.30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