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용의 軍界一學]공군병 복무 1개월 추가 단축, 학군단 규모도 축소

  • 등록 2020-03-15 오전 8:00:00

    수정 2020-03-15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공군 병사의 복무기간을 22개월에서 21개월로 1개월 단축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지난 6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병 복무기간 단축 정책에 따라 3개월을 감축한 육군과의 복무기간 격차가 4개월로 벌어져 공군병 지원율 감소가 예상돼 현행법 개정을 추진한 것입니다.

육군과 복무 격차로 지원율 감소

기존 병역법 제18조 제2항에 따르면 현역병 복무기간은 육군과 해병은 24개월, 해군은 26개월, 공군은 28개월이었습니다. 그러나 병역법 제19조 제1항 제3호는 현역 복무기간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국방부 장관이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의 승인을 거쳐 6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복무기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과거 노무현 정부와 현 정부가 추진한 병 복무기간 단축은 이 조항에 근거한 것입니다.

2020년 1월 공군교육사령부 기초군사훈련단에서 공군병 809기 입영 장병들이 입영 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군]
현 정부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육군과 해병대, 해군의 경우는 법을 바꾸지 않더라도 3개월을 추가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제도 시행으로 육군과 해병은 2017년 1월 3일 입대자부터 2주 단위로 1일씩 줄어 2020년 6월 15일 입대자부터는 18개월만 복무하면 됩니다. 해군의 경우에도 2020년 4월 15일 입대자부터 3개월 단축된 20개월 복무가 적용됩니다. 그러나 공군의 경우 앞서 2004년 지원율이 저조해 1개월을 단축한바 있어 이번에 2개월 밖에 단축하지 못했습니다. 법에서 정한 기준이 28개월인데, 6개월까지만 감축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2018년 10월 병 복무기간 단축 시행 이후 공군 병 지원율은 낮아졌습니다. 지난 2017년 1만8000명 모집에 5만7007명이 지원해 3.2: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2018년 역시 1만6600명 모집에 5만2414명이 몰려 동일한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에는 1만7950명 모집에 지원자가 4만64명에 그쳐 2.2:1로 경쟁률이 뚝 떨어졌습니다. 26%나 감소한 수치입니다.

타군 대비 이점 감소, 복무 형평성 문제↑

병역의무자들이 공군 병에 지원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타 군 대비 외박이나 휴가가 많다는 것입니다. 공군병은 6주마다 2박3일의 외박이 주어지고 29일에서 최대 49일까지 연가를 쓸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군 부대는 대부분 도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육군 대비 생활 여건이 낫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공군 제16전투비행단 장병들이 지난 해 3월 19-1차 전투태세훈련(ORE)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그러나 평일 일과 후 외출과 휴대전화 사용 등 복무여건이 개선되면서 타 군 대비 복무 이점이 감소한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공군병 편제 3만여명 중 37.2%에 해당하는 1만1000여명이 국방부 직할부대 등 타 군과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더라도 공군이라는 이유로 육군보다 4개월 더 복무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공군이 이번 병역법 개정을 추진한 이유입니다.

이번 병역법 개정안은 이 법의 시행 후 최초로 입영하는 사람부터 적용됩니다. 단, 법 시행 이전에 입영한 공군 현역병의 복무기간도 병력 수급 사정 등을 고려해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국방부는 향후 입영시기별 구체적인 단축기간을 정한다는 방침입니다.

대학 학군단(ROTC) 설치 기준도 완화

이와 함께 국방부는 현 정부의 의무복무 단축 정책과 병역자원 감소에 따라 학군사관(ROTC) 제도도 일부 변경했습니다. 각 대학의 학군단 설치기준 인원을 50명에서 학군사관후보생은 40명, 학군부사관후보생은 30명으로 수정한 것입니다.

국방부는 지난 12일 “학군 군간부후보생 정원의 지속 감소로 학군단 설치 기준을 충족하기에 매우 제한된다”며 “학군단 설치 인원 기준 완화를 위한 학생군사교육단 군간부후보생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8년 2월 육군학생군사학교 대연병장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 학군장교 임관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국방부]
앞서 국방부는 춘천교대의 학군단을 폐지하기로 결정한바 있습니다. 지원자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6대1 수준이었지만, 2019년 3.1대1로 하락한 것입니다. 물론 미달이 우려될 수준은 아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큰 폭의 하락입니다. 이번 폐지 결정으로 전국 10개 교대 중 학군단을 운용하는 대학은 경인교대 한 곳만 남게 됐습니다.

학군단 인기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병사 복무기간은 줄어든 반면, 장교 복무 기간은 28개월로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3:1이 넘던 학군단 선발 경쟁률은 지난 해 2.5:1까지 추락했습니다. 학군사관후보생 지원율 감소와 더불어 실제 학군사관후보생 숫자도 줄어 각 대학의 학군단장 계급도 대령에서 중령급으로 낮추는 추세입니다.

학군단 제도를 통해 배출되는 장교는 매년 4000명가량으로 전체 임관 소위 중 80%를 차지합니다. 국방부는 학군사관 후보생에게 지급하는 단기복무장려금을 작년 200만원에서 올해 300만원으로 올리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장기적으로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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