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장 중요한 제조업 부문의 취업자가 6개월째 줄고 있으며 도·소매업과 건설업 부문도 각각 49개월과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보건·사회서비스업과 숙박·음식업 등은 취업자가 크게 늘었다. 생산과 소비 활동의 주축이 되는 산업은 장기 부진에 빠진 반면 코로나19 일상회복의 영향으로 대면서비스 업종이 고용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층(15~29세)과 고용의 중심축인 40대 취업자도 각각 8개월과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고령층(60세 이상)은 취업자가 34만 3000명이나 늘어난 반면 60세 미만은 1만명이 줄었다.
고용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40.4%(2020년)로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에 따라 한국의 노인들은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은퇴 후에도 단기 계약직이나 시간제로 재취업하는 경우가 많다. 졸업 후에도 주 36시간 미만의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전전하는 청년층이 44만명이나 된다. 정부는 수출 확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통해 질 좋은 일자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강화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