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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각국의 기술 자립화 노선이 속도를 내고 있다.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등 아시아에 편중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반도체 생산국들은 지원금과 보조금 등을 통해 국가적 차원의 반도체 생태계 육성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2024년까지 투자비의 40% 수준을 세액공제하고, 반도체 인프라와 연구개발(R&D)에 228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주정부까지 나서 전폭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최근 세계 제 1의 종합반도체(IDM) 기업 인텔도 미국 애리조나주에 약 200억달러(약 22조7000억원)를 투자해 공장 2개를 건설하고 3년 만에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한다고 밝혔다.
유럽과 대만 등 여타 국가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는 보조금 지급을 통해 반도체 투자금액의 20~40%를 지원하기로 했고 세계 1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는 대만 정부의 프로그램과 인센티브를 통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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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돼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는 전경련 세미나에서 “우리가 잘하는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지만 시스템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차량용 반도체 부족현상으로 최근 차 관련 부품 업체와 시스템 반도체 회사들이 협력 관계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관계가 가전, 통신, 다양한 시스템반도체 공급망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에서도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년까지 2000억원 이상을 차량용 반도체 기술개발에 투입해 자립화를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미국, 유럽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홍대순 글로벌전략정책연구원장은 “정부에서 반도체 산업을 기업 간 경쟁 구도로 해석하며 전략을 수립하고 뭔가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나면 안된다”며 “다른 국가들은 정부가 판을 움직이고 있는데 한국은 기업만 바라 보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5G·사물인터넷 등을 영위하는 기업과 팹리스들을 연결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육성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대규모 R&D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다수의 수천억원 단위 프로젝트들을 만들면 여기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발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홍대순 원장은 “기업들도 적극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포석을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 이후에 대규모 M&A가 전무하다”고 했다.
아직 확대되지 않은 반도체 산업을 발굴해서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노근창 센터장은 “인텔은 모빌아이를 인수해 자율주행용 반도체를 만들고 있고 퀄컴도 차량용 AP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며 “전기차에 필요한 SiC(탄화규소)전력반도체와 IGBT(절연 게이트 타입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등 전력반도체에 초점을 맞춰 우리 업체들도 지금부터 준비해나가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