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과라도 효과 있었던 정책은 발전시키는 게 맞다며 청년내일채움공제 축소 방침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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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관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의 대상을 올해 7만명에서 내년 1만 5000명으로 대폭 줄이고, 기업에 대한 지원을 더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같은 내용은 내년 정부 예산안에 담겨 국회의 예산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이 중소기업에 입사해 2년 이상 초기 경력을 형성하고, 기업은 청년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청년·기업·정부가 공동으로 적립해 청년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1200만원의 자산 형성을 목표로 2년간 청년과 기업은 300만원, 정부는 600만원을 적립하게 된다.
이 사업은 2016년에 처음 도입돼 지난해까지 5년간 누적 가입 청년과 기업이 각각 50만명, 11만 개소를 넘어섰고, 약 13만명의 청년이 만기금을 수령했다. 특히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장기근속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공제 가입 청년의 근속률이 일반 중소기업 취업 청년보다 약 30%포인트 높았다.
내일채움공제의 인기와 효과에도 내년부터 이 사업의 대상자는 1만 5000명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청년 도약 계좌와 같이 청년 자산형성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면서 내일채움공제의 필요성이 적어졌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내일채움공제 자체가 청년의 자산형성을 통해 중소기업에 근속시키겠다는 의도였다”며 “내년에는 자산형성 지원 제도가 많이 도입되면서 내일채움공제는 제조업 등 필요한 곳에 특화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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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의 설명과 달리 내일채움공제 대상의 축소는 이 사업을 폐기하기 위한 전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내일채움공제를 활용한 제조업은 전체 가입기업의 24%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서비스업(70%)에서 활용했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내일채움공제는 대상 인원도 대폭 줄어들고 활용할 수 있는 업종도 제조업으로 한정되는 데다, 기업에 대한 지원도 끊기면서 제도의 명맥이 위태롭게 됐다. 영세 중소기업에서도 큰 부담 없이 청년 인재를 뽑아 육성할 수 있던 기회를 잃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지우기 위해 효율적이던 사업까지 쪼그라들게 한다고 비판했다.
정흥준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는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의 자산형성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육성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며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양극화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정책으로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같은 방향이지만, 이전 정부의 성과라는 이유로 평가절하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정책 자체를 정치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좋은 정책이면 발전시키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중소기업은 인력 양성이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