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업&다운]프레스티지바이오, 러시아 백신은 불확실하고 허셉틴은 레드오션

적정 수율 나와야 RDIF와 본계약 체결 가능
WHO·EMA 승인 지연으로 COVAX 공급 물거품 위기
투즈뉴, 7번째 출시되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이미 경쟁 심화로 점유율 9% 목표 달성 요원
향후 허셉틴 시밀러 추가 출시에 경쟁 강도 ↑
  • 등록 2021-09-26 오전 8:00:52

    수정 2021-10-01 오전 9:23:54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향후 실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Sputnik V) 위탁생산(CMO)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허셉틴 시밀러의 기대치마저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사진=로이터)


26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지난달부터 오송 백신센터에서 200ℓ 배양기(바이오리액터) 두 대를 이용해 스푸트니크V 백신 시생산 중이라고 밝혔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휴온스 글로벌 컨소시엄’에서 백신 원액생산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 컨소시엄엔 휴온스, 휴메딕스, 보란파마 등이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 백신 CMO, 적정 수율 나와야 본계약 체결

표면적으론 스푸트니크V CMO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업계에선 불확실성이 여전하단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가 200ℓ 배양기에서 수율 최적화에 실패한다면 본계약 체결에 실패할 수 있다”면서 “더욱이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어 국제백신조달기구(COVAX)를 통한 개발도상국 발매 기대치도 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스푸트니크V의 COVAX에 진입이 흐지부지되는 사이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내놓을 ‘웨이브2’ 백신이 그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백신을 2000ℓ 배양기에서 1배치당 최소 200만 도즈를 생산해야 도즈당 2~3달러 수준의 원가를 맞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율이 200만 도즈를 밑돌면 고객사인 러시아국부펀드(RDIF)의 수익성이 훼손돼 계약을 포기할 수 있단 얘기다. 스푸트니크V 회당 접종가격은 10달러다.

스푸트니크V의 WHO와 EMA 승인 지연도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WHO 미주 지부인 범미주보건기구(PAHO) 자바스 바르보사 부대표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스푸트니크V가 백신 제조 과정이 생산 표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승인(심사) 절차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2월 WHO에 스푸트니크V 백신 승인 신청을 했다. EMA 승인 역시 답보상태다. EMA는 지난 3월부터 스푸트니크V에 대한 허가심사(Rolling Review)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밸리데이션 진행 중”이라며 “RDIF와 정식 계약이 체결되면 생산능력을 글로벌 CMO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러시아백신 본 계약을 체결 후 2000ℓ 배양기 5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단순 계산상으론 매월 1억 도즈를 생산할 수 있다.

허셉틴 시밀러, 경쟁심화로 기대치 떨어져

내년 유럽에서 출시 예정인 위암·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투즈뉴’(TuznueR)는 유럽에서 7번째 출시되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라며 “이미 셀트리온 ‘허쥬마’, 삼성바이오에피스 ‘온트루잔트’, 암젠 ‘칸진티’ 등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유럽 시장을 삼 분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시장은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며 “약가도 매년 떨어지는 상황에서 후발주자가 얼마나 선전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는 앞서 언급한 3종 외에도 마일란 오기브리, 화이자 트라지메라 등이 출시됐다. 또 상하이 헨리우스의 ‘제르스팩’이 지난해 8월 EMA로부터 품목허가 승인을 받고 출시 날짜를 저울질하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는 트즈뉴가 9%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달성을 예상한다. 하지만 업계에선 허셉틴 시밀러 경쟁 심화를 이유로 최대 5% 점유율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만 탄백스, 헝가리 게데론 리히터 등이 현재 허셉틴 시밀러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경쟁강도는 날이 갈수록 더 심화할 전망이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경쟁상황. (제공=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해외연구기관(Industry ARC, Alchemy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에서 2028년 사이 약 65억달러(7조6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허셉틴 시밀러 약가는 매년 1~2%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 관계자는 “EMA 품목허가 승인이 되면 내년에는 유럽 시장에 당사의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투즈뉴’를 출시해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제품이 출시되면,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확보해 놓은 글로벌 제약사 유통채널을 활용해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서유럽 먼디파마, 이스라엘 테바, 동유럽 알보젠, 국내 및 중국 휴온스 등과 유통계약을 맺었다.

한편, 투즈뉴는 현재 EMA 품목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회사 측은 “EMA가 올해 안에 한국을 방문해 GMP 실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연내 허가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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