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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방송이 한국 남성들의 반(反) 페미니즘 운동에 주목했다. 방송은 22일(현지시간) “한국 젊은 남자들은 페미니즘과 싸우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한국 젊은 남성들을 집중 취재했다.
CNN은 한국 남성들이 페미니즘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는 가장 큰 이유를 “심각한 취업 경쟁과 병역 의무에 따른 박탈감”이라고 분석했다. 군대를 다녀오면 여성보다 취업 경쟁에 늦게 뛰어들 수밖에 없는데, 정부가 여성 우위 정책을 펼치면서 더욱 더 여성에게 밀려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 참여한 남성들은 한목소리로 “20~30대 여성들은 차별 대우를 받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남성들이 병역 의무와 취업 등에서 역차별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남성은 인터뷰에서 “나는 (광범위한 성폭력 폭로 운동인) 미투(MeToo·나도당했다)를 지지하지 않는다. 40~50대 여성들이 희생됐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20~30대 여성이 차별 대우를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CNN은 “경쟁이 치열한 한국의 일자리 시장에는 보수가 좋은 직장이 적다. 지난 10년 동안 청년실업률은 6.9%에서 9.9%로 올랐다. 한국 경제는 1970~1990년대 급성장했지만 젊은 세대는 경기침체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반페미니즘이 확산한 계기로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2017년 ‘곰탕집 성추행 사건’을 꼽았다.
반대로 2017년 11월 곰탕집에서 한 남성이 여성의 엉덩이를 움켜쥔 뒤 유죄 판결을 받은 곰탕집 사건은 반페미니즘 운동의 확산 계기가 됐다. 피해자 주장 외에는 어떤 증거도 없었는데 피고인이 유죄 판결을 받아 남성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CNN은 설명했다.
당시 남성의 아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억울함을 호소하고 일부 남성들도 “증거가 부족하다”며 해당 판결에 반발했다. 이 사건 이후 만들어진 반페미니즘 단체 ‘당당위(당신의 가족과 당신의 삶을 위하여)’의 문성호 대표는 “사건의 또 다른 범인은 페미니즘”이라고 주장했다.
통계에서도 한국 젊은 남성들의 반페미니즘 정서가 확인된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간한 ‘성 불평등과 남성의 삶의 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남성 76%와 30대 남성 66%가 페미니즘에 적대적 성향을 나타냈다. 아울러 20대 남성의 60%는 한국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의 원인으로 젠더 이슈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