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와 관련,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62종의 방사성 물질을 ALPS로 걸러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처리된 오염수에 대량의 바닷물을 섞어 희석한 후 방류하면 삼중수소 농도도 국제 기준 이하로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다. 방류 전 점검에 참여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7월 최종보고서에서 100배에 달하는 해수를 섞어 방출하면 삼중수소의 농도가 1ℓ당 1500Bq(베크렐)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삼중수소의 음용 기준은 1ℓ당 1만Bq이다. 국내의 대다수 과학자와 전문가들도 의견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기시다 총리가 어민 대표들 앞에 머리를 숙였지만 이는 일본 내에만 한정될 일이 아니다. 한국과 국제 사회를 향해서도 다시 한 번 이해를 구하고 가해국으로서 사과해야 한다. 이웃의 걱정과 불안을 외면한다면 어렵게 물꼬를 튼 한일관계 정상화와 우호에도 큰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 간 양국 관계를 수렁에 빠뜨린 원인 중 하나가 ‘파탄난 신뢰’에 있었음을 일본은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