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일본의 경제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일본 내각부는 그제 올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의 2분기 성장률(0.6%)의 2.5배나 된다. 일본경제는 1분기에도 한국(0.3%)의 3배에 달하는 0.9%의 성장률을 보였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일본 경제가 올해 1.4% 성장해 1998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1.1%)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경제가 부활하고 있다. 2분기 성장 내용을 보면 수출이 부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이 직전 분기 대비 3.2% 늘었고 수입은 4.3% 줄어 순수출(수출-수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엔저와 반도체 공급난 해소의 영향으로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것이 주효했다. 일상 회복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것도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개인소비(-0.5%)와 설비투자(보합)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올해 연간으로 한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경제는 추락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으로 명목 GDP 세계 10위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세계 13위로 밀려났다. 1인당 GDP도 대만에 추월 당했다. 대만 통계처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 2811달러로 한국(3만 2237달러)을 근소한 차로 앞질렀다. 대만의 1인당 GDP가 한국을 추월한 것은 2004년 이후 18년 만이라고 한다. 한국경제의 이 같은 위상 변화는 모두 윤석열 정부 출범 첫 해에 이뤄진 일이다. 2년차와 3년차인 올해와 내년에도 1%대 저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그럼에도 막연히 ‘상저하고’만 외치는 윤 정부의 경제상황 인식이 안이하다.
멈춰 선 성장엔진에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한다. 그 시발점은 수출이다. 일본 경제를 부활의 길로 이끄는 것도 수출이고 한국경제를 추락의 길로 내몰고 있는 것도 수출이다. 관계 개선을 통한 대중국 수출 회복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을 대체할 포스트 차이나 시장 발굴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출 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