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코로나피해 대책을 놓고 충돌했다. “불이 나면 빨리 불을 꺼야지 양동이 크기가 중요하냐”는 이 후보 주장에 윤 후보는 “내가 50조원 재원으로 손실보상하자고 했을 때는 저더러 포퓰리즘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맞섰다. 치열한 말싸움이었지만 핵심은 결국 지원금 보따리의 크기였다. 같은 날 국회를 통과한 16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국가 재정과 대외신인도 등에 안길 후폭풍은 후보들에게 전혀 관심 밖의 일이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피해를 국가가 전부 보상하도록 하겠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런 식이라면 TV토론은 입만 열면 수십조원을 풀겠다며 큰 소리치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해대는 후보들에게 변명과 허풍의 장으로 악용될 수 있다.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정치 자체에 대한 신뢰마저 위협할 위험이 크다. 진실을 가려낼 유권자들의 안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후보들도 마음가짐과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큰 틀에서 나라의 내일을 생각하고 걱정하는 진면목을 앞으로라도 보여주어야 한다. 선관위도 토론의 실효성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