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2차전지 부진·오버행 우려 ‘이중고’

두 달만에 고가 대비 28.35%↓…40만원 초반대로
전기차 수요 감소, 우리사주 락업 해제 3주 남기고 약세 지속
공매도 물량도 증가 추세이나 증권가 “성장가능성 여전”
  • 등록 2023-01-06 오전 5:16:00

    수정 2023-01-06 오전 5:16: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2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전기차 수요 부진 전망과 보호예수(락업) 해제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출회) 우려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오지만, 반등 시점은 가늠하기 어렵다.

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2.14%(9500원) 하락한 43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11일 장중 62만9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지 두 달여 만에 종가기준 28.35% 주가가 빠지며 40만 원 초반대로 밀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5.58% 하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기차 수요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한 게 약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당장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며 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데다 판가 상승 등이 감익 배경으로 지목된다. 연동성이 강한 미국의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 주가가 수요 둔화 우려로 지속적으로 뒷걸음질치는 것도 투심에 부정적이다.

공매도 물량도 쌓이는 추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매도 잔고는 7401억 원 규모다. 주가가 급등하던 11월 초보다 1000억 원 이상 많다. 공매도 잔고가 증가하는 것은 다수의 차입자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팔고 있다는 의미다.

오는 27일 상장 1년을 앞두고 우리사주 보호예수 종료에 따른 오버행 우려도 제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우리사주 지분율은 지난해 9월 기준 3.39%로 소유 주식수는 792만4939주다. 유통물량 대비 18% 가량으로 적지 않은 양이다.

보호예수가 끝났다고 임직원 모두가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장기투자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으나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공모가보다 44.5% 높은 만큼 차익실현 매물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가능성은 변함이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적 둔화와 오버행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추정기관 23곳이 전망한 목표주가 평균은 64만7087원으로 현재 대비 49.2% 가량 성장 가능성이 남았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테슬라 차량의 중국 내수 판매 비중은 30% 수준으로 소형전지 출하량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북미 배터리 공급 확대와 3월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세부 내용 공개에 따른 수혜가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수요 우려 및 우리사주 물량 출회로 주가 조정이 이뤄지고 있으나 올해 실적 우려는 제한적이며 오버행 우려는 과도하다”며 “주가조정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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