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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확률로 계산해 공개한 교수가 있다. 교육학이 아닌 경제학 전공이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 교수다. 서울대 분배정의연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공정한 사회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주제로 부모의 학력과 자녀의 수학능력평가시험 성적 간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주 교수는 이를 ‘개천용불평등지수’라고 명명했다. 태어난 환경이 사회적 성취를 이루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통계적 분석이다. 주 교수는 공저자인 오성재 서울대 박사과정 대학원생과의 논문 ‘한국의 소득기회불평등에 대한 연구’에서 이 지수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주 교수는 개천용불평등지수를 개발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개천용불평등계산 방법은 이렇다. 부모의 학력수준을 각각 ‘상·중·하’인 경우를 나눠 자녀의 수능 성적이 과목별 상위 20%에 들어간 비율을 계산했다. 초대졸 이상인 경우 ‘상’으로, 고졸인 경우와 중졸 이하인 경우를 각각 ‘중’, ‘하’로 분류했다. 수험생의 고득점 기준은 수능성적 상위 20%로 규정했다.
국어, 영어, 수학 세 과목을 분석했다. ‘개천용불평등지수’가 가장 높은 과목은 영어(0.7)였다. 개천용불평등지수가 높을수록 개천에서 용 나올 확률은 떨어진다.
개천용불평등지수가 0.7이라는 것은. 기회가 평등했다면 수능에서 고득점(상위 20%)을 획득했을 10명이 있다고 했을 때 이들의 부모 학력이 중졸 이하인 경우에는 그 태생적 한계로 인해 7명이 고득점을 받는 데 실패한다는 의미다.
이어 수학이 0.6, 국어가 0.5다.
집안 환경과 수능성적 간 불평등 관계를 숫자로 확인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딱히 대안을 내놓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그나마 현재로서는 수능보다 더 나은 제도가 없다는 게 주 교수의 판단이다.
주 교수는 “현존하는 입시제도 중 수능이 가장 공정하다고 본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포함한 수시 제도는 불평등을 더욱 벌릴 수 있어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