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우리 군은 국방부 장관에 이어 군수통권자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이미 사퇴 후 구속 수감 상태입니다. 게다가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당시 병력을 출동시킨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등 육군 중장 3명도 직무 정지 이후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방첩사와 정보사령부 간부들도 차례로 직무 정지됐습니다. 이외에 병력을 출동시킨 것으로 확인된 특전사 및 수방사 예하 부대장들도 출국금지 조치돼 정상적 직무 수행 상태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나같이 대북 대비태세에 핵심 역할을 해야 할 이들인데 계엄 가담 혐의 등으로 어수선 합니다. 국방부는 김선호 국방부 차관을 장관 직무대리로 하는 등 직무배제 된 이들의 대리자들을 지명해 임무를 수행토록 했습니다. 야전부대와 작전부대들이 대비태세나 작전 임무태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혹여나 북한이 현 상황을 ‘오판’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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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노동신문이 공개한 훈련 사진을 보면 북한 전투요원들이 무장한 채 청와대를 본뜬 시설물을 공격했습니다. 화염에 휩싸인 청와대를 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뻐하는 모습도 담겨 있었습니다.
특히 당시 훈련 현장에는 북한군 제11군단장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1군단은 1969년 창설된 특수 8군단을 모체로 하는 부대로 특수 8군단은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사건을 일으킨 124부대를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에 파병한 부대도 폭풍군단이라 불리는 이 11군단입니다.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도 주요지휘관과 국방부 및 합참 주요 직위자들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열고 “지금의 국내외 안보상황을 무겁게 인식하면서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국민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줄 수 있도록 굳건한 대비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군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각 부대가 조기에 안정화되도록 지휘관을 중심으로 노력해 달라”고 지시했다.
우려하듯이 북한이 어수선한 국내 상황을 호기로 삼아 국론을 분열시킬 목적으로 기습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우리 군의 명예가 실추되고 사기가 저하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이상 의기소침 해 할 상황이 아닙니다. 국가 안보의 최후의 보루인 우리 군은 조속히 평정심을 되찾고 흔들림 없이 국가방위 임무에 전념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