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원 된 교회, 왜 '다중이용시설' 아닐까

종교단체 건물서 코로나19 집중 감염
'다중이용시설' 지정 필요성
  • 등록 2020-02-23 오전 5:05:00

    수정 2020-02-23 오전 5:05:00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종교단체 건물에 대한 관리를 위해 다중이용시설 지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신천지 교인 관련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보건당국 대응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2월 초 있었던 청도 대남병원의 신천지 교인 관련 장례식, 9일과 16일 두 차례 있었던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가 주요 감염원이 된 것으로 파악되면서 종교단체 시설에 대한 규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출입이 통제된 신천지 광주교회. 사진=연합뉴스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 있었던 예배에서는 같은 공간에 1000명 넘게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또다른 감염매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예배에 참석한 다른 지역 주민들도 확진 판정을 잇따라 받으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해외에서도 사정이 비슷해 싱가포르에서도 확진자 81명 가운데 교회에서 감염된 사람이 26명이나 나왔다.

이처럼 대규모 인구 집합이 이뤄지는 교회에서 감염 전파가 급격히 이뤄졌음에도 종교단체 건물은 환기 설비, 오염 방지대책 수립이 의무화된 다중이용시설로 지정돼 있지 않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중이용시설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시설로 지하역사, 터미널, 박물관, 전시관, 종합병원, 영화관 등이 해당된다. 실내공기질관리법에 따라 지정돼 적절한 환기설비, 주기적 청소 등을 의무화해 오염물질 항목에 따른 기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24시간 사용 공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다중이용시설 지정이 되지 않았고, 주말 또는 주중에도 시설에 따라 수천여명이 몰리는 공간임에도 오염 차단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자체별로 공공장송에 대한 규제를 요청하고 있다. 서울시는 감염확산을 우려해 주말 광화문 광장 각종 집회를 금지했고, 경기도 역시 종교시설 집합예배와 노상포교 자제를 각 종교단체에 전달했다. 경기도는 상황에 따라 종교단체 건물 강제폐쇄 등 긴급행정명령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19일 방역이 실시되는 신천지 대구교회. 사진=대구 남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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