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의 경기 경착륙 베팅이 점차 자신감을 잃어가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의 리펀딩 발표와 상승세를 이어가는 국제유가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원유 공급 우려를 키우는 홍해 지정학적 리스크는 원유 가격 외에도 시차를 두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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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22~26일) 한국 국고채 금리는 중단기물 하락, 장기물 상승을 보이며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졌다.(커브 스티프닝) 국고채 2년물 금리는 전주(지난주 금요일 오후 마감 금리 기준) 대비 5bp, 3~10년물 금리는 3~4bp 하락했고 20년물은 2.9bp, 30년물은 3.4bp 상승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단기물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금리 상방을 제한하는 모습이나 장기물은 여전히 상승 조정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시계열을 한 달로 넓혀 보면 국고채 3년물은 한 달간 10.9bp 상승했지만 20년물의 경우 24.4bp, 30년물은 20.8bp 상승했다.
주말 공개된 미국 12월 개인소비지출(PCE) 역시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력은 없었다. 지난 26일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1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며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비록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2.9%를 기록, 시장 전망치인 3.0%를 하회했지만 홍해 물류 여파 등으로 1월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는 국제유가를 감안한 현 국면에선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제시할 가이드라인 주목… “가장 큰 모멘텀”
시장이 주시하는 이벤트는 역시나 FOMC서의 파월 의장 스탠스다. 한 증권사 딜러는 “지난달 랠리의 장본인인 파월 의장이 이전 스탠스를 번복하느냐, 크게 번복하지 않느냐가 가장 큰 모멘텀일 것”이라면서 “중기적으로는 홍해 이슈로 인한 운임 상승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시차를 두고 반영될 이슈”라고 짚었다.
이어 “어쨌든 지금 시장은 중앙은행들과의 줄다리기에 들어갔다”면서 “결국 인하가 올해 국내서 한 번이라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3년물 기준 상방의 제한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만큼 하방 경직성 또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견고한 성장 흐름과 그에 따른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는 국고채 금리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면서 “다만 점차 경기 하강 우려도 형성되는 만큼 국고채 금리가 기준금리에 근접할 정도로 상승하긴 어려운 국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