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은 올해 5월 국회의장에 선출되기 전까지 민주당 소속으로 의원 선거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의장 후보를 뽑는 당내 투표에서는 “제 몸엔 민주당의 피가 흐른다”며 골수 민주당원을 자처했다. 당내 지지를 호소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불도저식 국정 운영을 막아내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일도 있다. 국회법에 따라 당적을 떠났지만 민주당에 대해선 강한 애착과 연대감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런 김 의장이 당 대표의 단식 투쟁 장소에서 법안 강행 처리에 쓴소리를 한 것이다.
이 대표는 김 의장의 발언에 무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했고, 당내에서는 김 의장을 향해 거친 비판이 마구 쏟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의장의 속내와 발언의 의미를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산적한 데다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등으로 지지도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입법 독주가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칠지 따져보라는 것이다. 1일 시작된 21대 마지막 정기 국회의 가장 큰 소임은 경제와 민생 챙기기다.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대화와 협치를 바탕으로 먹고사는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