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연인끼리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진 2월 14일. 이날은 ‘밸런타인데이’로 더 유명하지만 대한민국 역사에서 꼭 기억해야 할 중요한 의미가 있는 날이다.
안중근 의사(1879~1910)는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일본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뒤 이듬해 2월 14일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로부터 42일 만인 3월 26일에 안 의사는 31세에 젊은 나이로 순국했다.
| (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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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사는 유언으로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 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국권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라며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의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 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도록 일러 다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을 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라고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의사의 유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아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했다. 뤼순 감옥 근처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손가락을 잘라가며 일제에 항거할 것을 맹세했던 그의 정신과 얼은 서거 111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우리 역사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날이지만 우리는 단순히 이 날을 연인끼리 선물과 초콜릿을 주고 받는 밸런타인 데이로만 기억하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안 의사의 사형선고일과 밸런타인데이가 같은 날인 것이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양문화가 일찌감치 유행했던 일본에서는 1936년 고베으이 모르조프 제과에서 2월 14일에 ‘고마운 분들에게 초콜릿을 전하자’라는 캠페인을 벌였으나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후 모토고미 제과점에서 ‘초콜릿으로 사랑을 전하세요’라는 문구로 초콜릿을 판매한 것이 일본의 ‘밸런타인데이’의 시초다.
우리나라의 밸런타인데이가 일본의 영향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1960년대부터 차츰 알려지기 시작한 것으로 일제강점기 안 의사의 사형선고일과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다는 게 정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