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술대 오른 금융 거래 그림자 규제, 고칠 게 이뿐일까

  • 등록 2023-08-10 오전 5:00:00

    수정 2023-08-10 오전 5:00:00

하루 30만~100만원으로 제한된 은행의 신규 계좌 출금 이체 한도가 연내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지나치게 빡빡한 현재 한도가 국민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고 판단한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개선을 권고한 데 따른 것으로 관련 제도 도입 후 7년 만이다. 국무조정실은 또 이 제도가 금융서비스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임에도 불구, 금융 당국의 지침만으로 시행돼 왔다는 점을 들어 확실한 법적 근거를 갖추라고 요구했다.

국무조정실의 이번 결정은 법적 근거도 불투명한 상태에서 졸속 도입된 ‘그림자 규제’를 명확하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국민 생활 주변의 각종 규제를 재점검하고 없애는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고객들이 현재 계좌를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금융 거래 목적을 증빙할 수 있는 여러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목적이 확인되지 않거나 미제출시에는 한도 제한 계좌로 분류돼 인터넷 뱅킹 30만원, ATM 30만원, 창구거래 100만원으로 1일 출금 한도가 묶여 있다. 금융 사기에 악용되는 대포 통장 개설을 막는다는 명분이지만 거래 목적 등을 입증하기 어려운 전업 주부와 학생·고령층 등 금융취약 계층은 불편이 적지 않았다.

한도 조정은 해외 사례와 우리 경제 규모 등을 고려해 은행권과의 협의를 거치라는 게 국무조정실의 권고다. 하지만 금융 당국이 명심해야 할 것은 그림자 규제로 국민과 기업이 더 이상 애꿎게 불편을 겪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설 법인이 계좌 개설 후 직원 급여를 이체하려 해도 인터넷 뱅킹 한도가 하루 30만원이라 며칠간 쪼개서 줘야 했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루 이체 한도가 미국·일본 등 주요국 은행들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지적도 주목할 대목이다.

금융 당국이 이참에 박차를 가해야 할 작업 중 또 하나는 예금자보호한도의 현실화다. 2001년부터 23년째 1인당 5000만원으로 묶인 이 한도는 제도 개선 막바지 논의가 진행 중이며 1억원으로 올리는 방안 등이 국회에 보고될 예정인 상태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존재하지만 11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는 등 정치권에도 공감대가 확고하게 형성돼 있다. 금융 당국은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 시대에 뒤진 제도를 현실에 맞게 바꿔줘야 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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