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지난 1월만 해도 근원물가는 5%로 소비자물가(5.2%)보다 낮았다. 그러나 7월에는 근원물가가 3.9%로 소비자물가(2.3%)보다 월등히 높았다. 올 들어 반년 사이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포인트나 떨어졌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하락폭이 1.1%포인트에 그쳤기 때문이다. 근원물가가 낮아지고는 있지만 하락 속도가 소비자물가에 크게 못 미치는 원인은 현재의 물가 하락이 농산물과 석유류에 의해 주도되는 반면 대다수 공산품과 공공 및 개인서비스 물가는 낮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지자체, 개인을 막론하고 한 번 값을 올리면 여건이 바뀌어도 내리지 않는 하방경직성이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근원물가는 총지수 중 날씨나 전쟁 등의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농산물 석유류 지수를 빼고 작성하는 물가 지표다. 총지수보다 장기적 추세치를 더 잘 반영하기 때문에 물가를 전망할 때 중시하는 지표다. 소비자물가가 6~7월 두 달째 2%대를 기록했지만 근원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하반기 물가관리 여건이 만만치 않다. 농산물과 석유류 값이 오름세로 돌아서면 소비자물가가 다시 반등할 위험이 다분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근원물가가 안정궤도에 들어설 때까지는 긴축기조를 지속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