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2%대에 진입한 것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만이다. 세계 주요국들은 코로나19에 제로(0) 금리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물가폭등을 겪었다.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다. 2021년 10월(3.2%)부터 오르기 시작한 소비자물가는 9개월 만인 2022년 7월 6.3%까지 치솟았으며 올 1월(5.2%)까지도 5%대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그러나 이후 2~3월 4%대, 4~5월 3%대에 이어 지난달에는 2%대까지 낮아졌다. 영국이 지난 5월에 8.7%를 기록했고 미국도 4%대에 머무는 등 물가고를 겪었던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가장 먼저 안정권에 들어선 것이다. 이는 통화당국의 선제적 대응과 통화·재정의 긴밀한 정책협조가 만들어낸 결실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을 만하다.
정부와 한은은 그동안 고통스런 초긴축을 통해 물가의 조기 안정을 위해 전력투구했다. 근원물가가 아직도 4%대에 머물고 있는 점이 걸리기는 하나 소비자물가가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하향안정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물가가 안정권에 들어선 만큼 정책의 중심추를 물가에서 경기 대응으로 옮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