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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킹 통장으로 몰리는 ‘금리 노마드족’
설 명절은 상여금이나 세뱃돈·용돈 등이 한꺼번에 들어오는 시기다. 목돈 관리에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최고 5.5%대 금리로 금융소비자를 유혹하던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근 3%대로 뚝 떨어졌다. 이에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아 떠나는 ‘금리 노마드족’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이 ‘파킹(parking) 통장’이라는 선택지로 몰리고 있다.
파킹 통장이란 차를 잠시 주차하는 것처럼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이다. 수시로 돈을 넣다 뺐다 할 수 있어 금리 예측이 힘든 상황에 목돈을 특정 은행, 특정 상품에 넣기보다 시장 변화에 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곳들도 적지 않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금과 소정의 이자를 합해 1인당 최고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도 가능하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은 최고 연 5.5% 금리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 ‘OK읏백만통장2’를 운영 중이다. 이 통장은 100만원 이하의 여윳돈이 생긴 고객이라면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오픈뱅킹 등록’이라는 우대금리 조건만 충족하면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다. 100만원 이하 예치금에 대해선 기본 연 5.0%, 100만원 초과~500만원 이하 금액엔 4.5%의 금리를 제공한다. 타행 오픈뱅킹을 등록하면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적용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와 비슷한 수준인 3% 중반대 금리를 제시하는 파킹통장들도 있다. 대신저축은행의 ‘더드리고입출금통장’은 연 3.6%, 다올저축은행의 ‘Fi저축예금’은 연 3.5%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조건을 맞출 수 있다면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도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웰컴직장인사랑보통예금’은 최고 3.8%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100만원 이상 급여이체 실적 등 조건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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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들도 파킹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 금리는 연 2.6%다. 세이프박스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은 최대 1억원이다.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는 연 3.0% 금리로 3억원까지 적용 가능하다. 현재 고객이 일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킹통장 플러스박스의 한 종류인 ‘기분통장’은 최대 10개까지 개설이 가능하다. 금리는 플러스박스와 마찬가지로 하루만 맡겨도 연 3.0%의 금리를 제공한다. 매일 느끼는 기분을 반영한 감정 이모지를 선택, 일기처럼 메시지를 적은 후 저금할 금액을 직접 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토스뱅크의 ‘토스뱅크 통장’은 연 2.3% 금리를 제공한다. 기존에 모아둔 여윳돈이 있다면 설날 목돈과 합쳐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토스뱅크 통장은 지난해 12월부터 5000만원 넘는 금액에 대해선 연 4.0%의 이자를 주고 있다. 이 통장은 만기나 최소 납입금액 등 조건을 줄이고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금 통장인데, 여윳돈을 모으거나 규칙대로 잔돈을 모을 수 있는 ‘모으기 기능’이 따로 있다는 특징이 있다. 별도의 통장을 만들 필요 없이 모으기 탭을 통해 목돈 관리가 가능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여유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높아지면서 파킹통장의 금리가 높아지고 다양한 기능들도 추가되고 있다”며 “자금 운용 기간이 짧고 소액이라면 기존 은행의 파킹통장을 사용해도 되지만 자금을 좀 오래 넣어둘 예정이라면 유리한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활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