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끈 것은 전국상인연합회 대구지회와 대구지역 슈퍼마켓 협동조합 등 전통시장 상인과 소규모 슈퍼마켓 업주들을 대표한 단체가 참가했다는 점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해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당사자들이다. 시 관계자는 “사전 협의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먼저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게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2012년 의무휴업이 시행된 후 마트 휴업과 골목상권 활성화간에 큰 관련이 없음을 상인들이 공감하게 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타도’ 대신 ‘상생’을 택하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민심과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종합해 보면 의무휴업 족쇄는 걷어내는 게 맞다. 지난 6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대한 상의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7.8%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유통학회 조사에서는 대형마트 점포 1개 폐점시 반경 0~3km 상권에서 매출이 285억원 줄고 일자리 1374개가 감소한다는 결과까지 나와 있다. 근로자 건강 보호를 위한 보완책이 선결돼야 하지만 대구시의 이번 해법은 정치권에도 값진 교훈이다. 민생을 100번 외치기보다 답답한 곳을 뚫어주는 게 진짜 민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