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드헌팅업체 HRCap의 스텔라 김 상무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리지필드파크에 위치한 HRCap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 미국 테크회사 등에서 해고(layoff) 당한 이들과 얘기해보면 이전 직장 연봉만큼 혹은 더 많이 받으려고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HRCap은 LG 출신의 인사관리(HR) 전문가인 김성수 대표가 지난 2000년 설립한 회사다. 현재 삼성, LG, SK, 한화, 포스코, LS, 현대, CJ, 효성, 금호타이어 등 한국 대기업들과 아마존, 구글, JP모건, HSBC, KPMG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둔 미국 최대 아시아계 서치펌이다. 보유한 인재 데이터베이스(DB)가 60만명이 넘는다. 지난해 유력 HR 전문지인 ‘매니지HR’에서 10대 임원 서치펌에 선정돼 주목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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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에 있어 가장 기본은 연봉”
그런 만큼 김 상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변하는 미국 취업시장의 최일선에 서 있다. 김 상무는 “팬데믹 이전에는 2~3년 정도 일하고 퇴사하면 너무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이제 기업들도 이를 인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구인 기업보다 구직자 혹은 이직자가 점점 우위에 서는 분위기라는 뜻이다. 그는 더 나아가 “최근 테크회사에서 해고 당한 이들은 몇 달치 급여(severance package)를 받기 때문에 여유롭게 미래를 생각하면서 일을 구하는 것 같다”며 “오히려 ‘이 기회에 창업을 준비하고 있으니 함께 할 수 있는 인재를 추천해 달라’는 문의까지 온다”고 전했다.
실제 HRCap이 자체 보유한 1만개의 급여 데이터 등을 토대로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미국 기업들의 평균 임금 상승률 전망치는 4.6%로 추정됐다. 전년(4.2%)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김 상무는 “미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미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물가 상승률까지 감안해 8~10% 이상은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의료보험, 재택근무, 육아돌봄 등 다양한 복지(benefit)를 더 살펴보는 경향까지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을 유지하는 게 지상과제가 됐다. 김 상무는 “직원들이 계속 외부에서 기회를 찾는 것은 내부에는 개인의 비전을 달성하고 성장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며 “회사와 직원간 커리어 패스(career path) 등에 대한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상 직원 평가를 연말에 한 번 하는데, 자주 대화하기 위해서라도 6개월마다 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며 “직원이 학습 기회와 교육을 원한다고 하면 지원해주는 것도 좋다”고 했다.
“성장 욕구 큰 MZ세대 이해 필요”
그는 아울러 한국 특유의 경직적인 공채 문화, 회사 간판을 중시하는 분위기 등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이제는 한국 기업들 역시 개별 인재의 전문성과 활용도를 강조하는 채용 및 기업문화로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아마존 혹은 구글에 입사하려고 하는 것은 그 조직 안에서 네트워크가 생기고 배울 점이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2~3년간 성장 후 더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회사 간판만 보고 입사하지 않고 그 회사가 주는 기회를 중요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오가는 커리어가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채용시장 문화다.
그는 “지금 고객사 가운데 한국 대기업 지상사 비중은 60% 정도”라며 “한국 스타트업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건 회사 내부의 유연한 소통이 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텔라 김 상무는…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 학사 △컬럼비아대 조직심리학 석사 △IBM 전략 컨설팅·글로벌 인력관리 전문가 △HRCap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상무 △포브스(Forbes) HR 카운슬 멤버 △NJ비즈 선정 50대 여성 기업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