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경영이라더니”…LS전선, 자사주 매입 후 대규모 유증 속내는

1300억 자사주 매입 후 2200억 유증 결정
ESG 경영 선포 2개월 만에 대규모 유증
최대주주만 참여…주주가치 희석 소액주주 피해
"대규모 유증으로 최대주주 배 불리려는 속내"
  • 등록 2021-08-19 오전 1:00:00

    수정 2021-08-19 오전 1:00:00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장외(K-OTC)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LS전선이 22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면서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13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을 밝히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선포한 지 2개월 남짓 만에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어서다.

특히나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 규모가 총 발행주식의 20%에 달하고 증자 대상도 최대주주인 LS(006260)만 배정받는 구조라 한편에서는 ESG 경영에 반하는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설명:구자엽 LS전선 회장이 지난 6월 경기도 안양시 LS타워에서 ESG경영 비전 선포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LS전선)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LS전선은 이사회를 열고 LS를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증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자금조달 목적은 시설자금 1200억원, 채무상환자금 약 1000억원이다. 신주는 보통주 357만3168주로 신주 발행가액은 6만1570원이다.

회사 측은 해상풍력과 전기차 부품 등 신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강원 동해 사업장에 1859억원을 추가 투자해 국내 최고 높이 전력케이블 생산타워(VCV타워)를 포함한 해저 케이블 공장을 추가로 짓는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주주들은 주주가치 희석에도 대규모 유증을 진행하고, 3자배정을 통해 최대주주만 참여하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주주는 “주주대상 유증 후 실권을 최대주주가 인수하는 게 아니라 최대주주인 LS만 유증에 참여한다”며 “주주가치 희석으로 주주들은 가만히 앉아서 손해 보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전체의 20%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하는 유증을 상장사가 결정했을 경우 주주가치 희석 문제로 주주들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경우”라며 “최대주주가 자기 배만 불리려는 속내도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LS전선 최대주주인 LS는 동가격 강세가 지속된 우호적 영업환경 하에 LS전선 해저케이블 매출화 확대와 초고압전력선 해외 프로젝트 재개 등으로 2분기에는 1943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3분기 전망도 밝다. 이에 K-OTC 시장에서 LS전선 주가(가중평균주가 기준)도 올해만 70% 가까이 뛰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렇다 보니 LS전선이 지난 4월에 자사주 매입을 밝힌 것도 대규모 유증을 고려한 포석이었다고 해석한다.

이기환 인하대학교 금융투자학과 교수는 “일반주주를 배제하는 유증을 통해 ESG 경영을 반하는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이라는 카드를 썼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즉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했고 신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조달 부담은 최대주주가 진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위함이라는 판단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자금조달의 용이성을 고려해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유증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장기간 자산이 묶인 소액주주들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한 상황에서 다시 유증에 참여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결과를 보면 애초 모집액의 절반도 못 채웠다. 앞서 LS전선은 지난 6월 8일부터 오는 7월 8일까지 총 13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취득예정주식은 보통주 211만1418주였다.

LS전선은 총 415억원(67만주)어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상건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1만1000주)를 비롯한 도석구 LS니꼬동제련 사장(834주), 이광우 LS 대표이사 부회장(834주) 등 임원들 주식도 사들였다.

다만 반기보고서 기준 소액주주 주식 수는 189만3061주로 지난 3월 말(190만2172주)에 비해 불과 9000주 가량 감소했다.

한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과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결국에는 최대주주를 비롯한 대주주 일가 지배력이 확대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며 “한편에서 LS전선이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을 고려했다면 2023년 양도차익이 발생하기 전에 지분을 늘리려는 속내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S전선 관계자는 “200%를 웃도는 부채비율과 자본적지출(CAPEX) 등 재무건전성을 고려하면 더는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힘들다”며 “유증이 다양한 자금 조달 안 가운데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증 놓고 단면적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차입을 하지 않고 신사업 성과를 낸다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게 되는 것”이라며 “과거 상장을 언급한 적은 있으나 현재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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