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 심취된 아내와 이혼 가능할까요?[양친소]

[양소영변호사의 친절한 상담소]
  • 등록 2024-12-01 오전 6:01:02

    수정 2024-12-01 오전 6:01:02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정지인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대표 변호사. △24년 가사변호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사단법인 칸나희망서포터즈 대표 △전 대한변협 공보이사 △‘인생은 초콜릿’ 에세이, ‘상속을 잘 해야 집안이 산다’ 저자 △YTN 라디오 ‘양소영변호사의 상담소’ 진행 △EBS 라디오 ‘양소영의 오천만의 변호인’ 진행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KBS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저희는 결혼 10년차로 6살, 8살 아이들이 있습니다. 종교 갈등으로 아내와 이혼 이야기가 오고가는 상황입니다.

저와 아내는 같은 종교입니다. 저는 종교생활을 거의 안했지만 아내는 결혼 초부터 틈나는대로 절에 갔습니다. 처음에는 가족을 위해서 시주도 하고 가서 봉사하고 기도를 드리는 거라 생각하고 이해했습니다. 집안 살림과 아이들을 잘 돌보면서 하는 종교 활동은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점점 가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갈 중요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절에 가서 한달 기도를 하러 가고, 집에 있으면 108배는 하면서 애들 식사 차려줄 생각을 안 합니다. 이틀에 한 번씩 새벽에 기도 간다면서 나가, 애들 챙기는 건 온전히 제몫이 되곤 했습니다. 제가 “그렇게 살거면 차라리 비구니가 되지 그랬냐”고 했더니 저한테 막말한다며 화를 내더군요. 이 정도면 너무 심한 거 아닌가요?

종교 갈등이 왜 생기나 싶었는데 이런 경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종교에 너무 심취해 있는 아내와 이혼가능 할까요?

- 종교갈등이 이혼 사유가 되나요?

△부부간 종교적 갈등으로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에 이른 경우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재판상 이혼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약 아내가 종교에 지나치게 심취하여 가정을 등한시하고, 더 나아가 남편과 어린 자녀들을 두고 집을 나가버리는 경우에는 민법 제840조 제2호 소정의 재판상 이혼사유인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일방을 유기한 때’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어떤 경우에 종교갈등으로 이혼이 되나요?

△단순히 종교적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이 모두 재판상 이혼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종교에 몰두하여 가정 및 혼인 생활에 소홀히 함으로써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우 재판상 이혼사유가 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신앙의 자유는 부부라고 하더라도 이를 침해할 수 없는 것이지만, 부부 사이에는 서로 협력하여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아내가 신앙생활에만 전념하면서 가사와 육아를 소홀히 한 탓에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면 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고 판단해 남편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인 사례가 있었습니다.

- 사연자의 아내는 종교를 강요하진 않는데도 이혼사유가 될까요?

△본인의 종교를 배우자에게 강요하는 것은 물론 설령 종교를 강요하지 않더라도 과도한 신앙생활로 가정생활을 소홀히 하고, 어린 자녀들을 돌보지 않는 등 아내이자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않아 사실상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른 경우에는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사연자의 아내와 같이 종교 활동을 이유로 며칠씩 집을 비우고, 두 자녀가 아직 엄마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나이임에도 자녀들을 보살피지 않아, 부부간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면 이는 명백한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한다 하겠습니다.

- 사연을 보면 아이들의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는데요. 아동학대에 해당되지 않나요?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에 의하면,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적극적인 가해 행위뿐만 아니라 소극적인 의미의 방임 행위까지 모두 아동 학대에 해당합니다.

사연자의 아내는 종교 활동에 심취한 나머지, 8세, 6세인 어린 자녀들의 식사를 챙겨주지 않았음은 물론 자녀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도를 한다는 이유로 집을 자주 비웠는데요. 이러한 아내의 무책임한 행동은 아동복지법 제17조 제6호에서 정하고 있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 등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로서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하겠습니다.

- 이혼을 결심했다면 사연자는 어떻게 준비해 하나요?

△만약 부부간 종교적 갈등으로 이혼 소송을 청구하고자 한다면, 과도한 신앙생활로 혼인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아내가 종교 활동에 심취하여 사실상 어린 자녀들을 방임하고, 가정을 등한시하였다는 사실과 사연자가 아내와의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음에도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는 사실 등을 주장함과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적절한 증거를 제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상담내용은 유튜브 ‘양담소’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는 양소영 변호사의 생활 법률 관련 상담 기사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이 일상생활에서 겪는 법률 분야 고충이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사연을 보내주세요. 기사를 통해 답해 드리겠습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청룡 여신들
  • 긴밀하게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