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국민사기극 '통계왜곡', 숫자로 우롱한 범죄 아닌가

  • 등록 2022-12-19 오전 5:00:00

    수정 2022-12-19 오전 5:00:00

문재인 정부의 ‘통계조작 의혹’을 감사 중인 감사원이 소득주도성장(소주성) 정책을 설계했던 홍장표 전 대통령경제수석을 소환 조사한다고 한다. 소주성을 옹호하기 위해 청와대 차원에서 통계왜곡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 다. 황수경·강신욱 전 통계청장을 불러 관련 조사를 마친 데 이어 그 윗선까지 정조준하고 있는 셈이다.

소주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통계조작 의혹은 정황상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황 전 청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 관련 정책으로 소득분배지표가 악화됐다는 가계동향조사 발표 직후 취임 13개월 만인 2018년 8월 전격 경질됐다. 그는 이임식 때 문책설을 시사했고 감사원 조사에서도 청와대 압박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 전 청장은 그해 5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원 시절 소주성을 두둔하는 통계 분석 보고서를 내놓았고 3개월 만에 황 전 청장 후임으로 발탁됐다. 그는 재직 중 가계소득 통계 기준을 바꿔 소득분배가 개선된 것처럼 ‘마사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통계조작 의혹은 분배지표는 물론 집값, 일자리 등 전방위에 걸쳐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최근 문 정부 시절 집값 통계 집계 과정에서 표본을 의도적으로 치우치게 추출하거나 조사 숫자를 임의로 입력하는 등 일련의 조작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당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년간 서울 집값이 11% 올랐다”고 강변해 논란을 일으키고 정부 통계와 괴리가 큰 KB주택통계 발표가 일시 중단된 건 모두 이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어제 “문재인 정권은 현실과 동떨어진 (부동산 관련) 통계를 내세워 실패를 성공이라고 국민을 속였다. 이런 게 국정농단”이라고 일갈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뒤틀린 통계는 정책의 왜곡을 부르고 국민 신뢰를 떨어뜨린다. 대국민사기극이자 범법행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뜩이나 원전 경제성 평가, 종편 재승인 등을 둘러싼 조작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통계를 정책의 장식품으로 전락시키고 국민을 기만한 ‘통계 적폐’는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감사원은 성역 없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에 대해 수사의뢰하는 등 엄단해 본보기를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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