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온 종목 위주로 조정이 나타난 만큼 시장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공매도 재개 첫날 공매도 대금만 8140억원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매도 물량은 2066만주가 쏟아졌다. 금액으로는 8299억원에 달한다. 과거 공매도가 재개된 2008년 8월5일(4325억원) 2011년 11월11일(3808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많다.
|
이날 공매도의 선봉장은 외국인이었다. 이들은 코스피시장에서 7539억원(90.8%)어치를 코스닥 시장에서 2179억원(77.9%)어치를 쏟아내며 증시의 하락을 주도했다. 공매도 금지기간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49.2%에 불과했지만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업으로 주목받은 신풍제약(019170)도 이날 291억원어치가 공매도되며 전 거래일 보다 12.18% 급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대장주 씨젠(096530)이 290억원어치가 공매도 물량으로 쏟아지며 전 거래일 대비 8.01% 떨어졌다.
공매도 대상인 코스피200지수는 이날 0.47% 하락하는데 그쳐 코스피지수보다 선방했지만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을 보면 바이오주와 배터리주만 하락했다. LG화학(051910)과 삼성SDI(006400)가 2%대 하락세를 보였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3.86% 떨어졌다. LG화학에 대한 공매도 규모는 278억원 가량으로 코스피 상위 4위에 랭크됐다.
공매도 시장 부정적 영향 제한적
전문가들은 이같은 하락이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확률은 적다고 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도 “2009년과 2011년 공매도가 재개될 때 1개월 정도 주가가 약보합을 유지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그 영향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공매도 재개 시점 대비 코스피지수가 2008년과 2011년 최대 2.5%, 6.9%까지 떨어졌지만 모두 100거래일 이내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배한주 신금투 연구원은 “2008년 공매도 재개는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2011년에는 공매도 제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았고 재개 시점 잔존했던 불안요소가 주가 조정 동인이었다”며 “이번엔 코로나19 백신 배포와 주요국 정책지원으로 우려요인이 크게 줄어든데다 14개월간의 금지기간을 고려하면 이번 공매도 재개는 2011년보다 2008년 공매도 재개와 유사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매도 재개에 따른 타격이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실적 기대감이다. 이승우 센터장은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면 (원래 주가를) 찾아갈 것”이라며 “기업 실적이 워낙 좋다 보니 코스피의 경우 조정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근절을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불법공매도에 대한 처벌 및 적발·감시가 강화된 만큼 국내 시장에서 불법행위가 근절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금감원, 한국거래소 등과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불법공매도 등 시장교란행위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 한도로 제재하는 등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