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교육 시설 및 기자재,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높은 연구 과제. 이 곳을 졸업한 어느 학생은 재학기간 논문을 무려 16편이나 작성하는 `괴력`을 보일 정도로 학습 열기는 매우 높다.
가끔 고등학교 취업실이나 학부모로부터 "입학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느냐?"라는 문의전화를 받는 곳. 바로 삼성전자 사내대학인 삼성전자공과대학교다.
지난 달 18일 삼성전자공과대학교의 제10회 졸업식이 열렸다. 박사 4명과 석사 24명을 포함한 총 60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모두 주경야독하며 열심히 공부한 이른바 `범생이` 직장인이다. 양지철 반도체사업부 책임연구원과 함께 성균관대 총장상을 수상한 설해식 수석연구원(사진)을 만났다.
어떻게 하면 입학할 수 있는가를 물어보니 입사 시험 저리 가라할 정도다. 마치 졸업 자격에 대해 얘기하는 것처럼 들렸다.
능력과 업적이 탁월한 임직원 중에서 부서장의 추천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다. 필기와 면접을 통과하고 12주 간 예비학교 교육을 이수한다. 그리고 최종평가에 합격해야 비로소 입학할 수 있다.
SSIT의 문을 두드리는 삼성전자맨들은 한결같이 공통점이 있다.
◇엄격한 학사관리..학비와 교재비 지원
SSIT의 학사관리는 어떻게 이뤄질까. 설 수석연구원은 "방학없이 1년 3학기제로 운영되며 1년에 총 6번의 중간 및 기말고사를 치른다"고 말했다. 리포트는 1주일에 2개씩이다. 대학원생의 경우 논문 연구에 투자하는 시간이 매우 많다. 박사과정은 총 3년 6개월 과정으로 2년은 코스워크 기간, 1년 6개월은 현업에서 논문연구를 해야한다. 그는 "교수님과 연구주제에 대해 약 3시간 가량 논의를 하고 이를 스스로 발전시키는데 보통 7~10시간이 소요된다"며 "하루 3~4시간의 정규수업까지 생각하면 하루가 굉장히 빠듯하다"고 말했다.
직장에 다니랴, 학업에 매진하랴 하루 일과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학교 총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사장인 권오현 사장이다. 학생들은 `사장님`이 아닌 `총장님`께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다고 건의한 적이 있었다 한다. 이에 권 사장은 "공부는 할 수 있을 때 집중해서 해야 한다"며 전격 지원을 약속했다. 학생들의 업무는 동료들이 솔선수범해 나눠 맡고, 학사 일정으로 바쁜 경우에는 현업 각 부서에서 업무를 조정했다. 학비와 교재비는 삼성전자에서 지원해줬다.
본인의 노력과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은 결실로 이어졌다. 이번에 대학원을 졸업한 28명의 석사 및 박사 전원은 `IDW`(일본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디스플레이학회) 등 국내외 유명 학회에서 발표자로 나서기도 했다. 6개월을 당겨 3년만에 박사과정을 통과한 3명의 학생도 등장했다.
SSIT에는 해마다 빠지지 않는 문의전화가 온다. SSIT가 사내대학인지 모르는 고등학교 취업실이나 학부모들이 입학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물어본다는 것.
삼성전자공과대학교는 외부 대학과 교류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포항공대와 한양대, 성균관대와 만남을 가졌고 향후 적극적으로 외부대학과 학생 및 학문을 공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공과대학교는 지난 1989년 사내 기술대학으로 출발했다. 2001년 성균관대와 인재육성 협약을 맺고 사내대학으로는 국내 최초로 정부의 정규대학 승인을 받았다. 정규대 승인 이후인 2002년부터 현재까지 학사 257명,석사 219명,박사 19명 등 총 495명을 배출했다. 학사과정은 총 2개 학과, 석사 및 박사 과정은 각각 4개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설 수석연구원은 "과거의 기술과 이슈가 아닌 산업 최일선의 과제를 다룬다는 점은 세계 유수의 어느 대학도 갖추지 못한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서 CIS(CMOS 이미지 센서) 아날로그 설계를 맡고 있다. 앞으로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봤다.
설 연구원은 "CIS가 최근 급성장을 이루어 경쟁사 대비 동등 수준으로 기술이 향상됐다"며 "경쟁사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신규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과 실전을 합쳐 세계 최고의 신규 기술을 만들어내 또 한번의 총장상에 도전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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