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069960) 영업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신입 직원이 ‘봄’과 ‘입학식’을 키워드로 ‘향수’에 대한 광고 문구를 만들라는 지시에 이 같은 카피를 내놓았다. “입학식 대신 ‘연인’으로 키워드를 바꿔보라”고 주문하자 신입은 “문장을 생각 중입니다”라며 10초간 고민하더니 “‘흩날리는 벚꽃처럼 설렘 가득한 향’이나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로맨틱한 향기’를 생각해 봤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직원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 ‘루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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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백화점 업계 최초로 광고 카피, 판촉행사 소개문 등 마케팅 문구 제작에 특화된 초대규모 AI 카피라이팅 시스템 ‘루이스’를 오는 3월 2일 정식 도입한다고 26일 밝혔다.
연중 판촉행사가 진행되는 백화점 업계에서 백화점만의 색깔을 입힌 마케팅 글쓰기에 최적화된 AI 시스템을 실무에 투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유통업계가 활용한 AI 기술은 정해진 질문, 답변 시나리오대로 작동하는 고객 상담용 챗봇이 일반적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 AI 직원 도입을 기념해 루이스에 소속(영업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과 직책(선임), 사번(20230302)도 부여했다. 오는 3월 2일 정식 입사하게 되는 셈이다.
사람처럼 문장 및 문맥을 이해하고 생성할 수 있으며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작문도 가능하다. 네이버(035420)의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하이퍼클로바’를 기본 엔진으로 사용한다. 하이퍼클로바는 미국 오픈AI사의 ‘GPT-3’ 대비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해 우리말을 가장 잘 이해하고 구사하는 초대규모 A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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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는 현대백화점이 최근 3년간 사용한 광고 카피, 판촉행사에서 쓴 문구 등에서 고객 호응을 얻었던 데이터 1만여건을 집중 학습했다.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감성과 고급 언어, 세련된 뉘앙스 등에 가장 부합하는 문구 특징을 익히기 위해서다. 이처럼 현대백화점 마케팅에 특화된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그룹 내 정보기술(IT) 기업 현대IT&E가 루이스를 직접 개발했다. 3년치 데이터를 추가 학습시키는 고도화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타깃 연령대까지 고려해 문구의 톤과 어투를 조절하기도 한다. ‘아트페어’ 타깃을 20대로 설정하면 ‘인싸가 되고 싶다면 현백으로 모여라’, 50대가 타깃인 경우에는 ‘예술이 흐르는 백화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로 결과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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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향후 배너 광고, 상품 소개 페이지 등 마케팅 문구 생성에 최적화된 이커머스 버전을 추가 개발해 계열사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김성일 현대백화점 DT추진실 전무는 “이번 AI 카피라이터 도입으로 고객에게 현대백화점만의 따뜻한 감성과 품격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최신 기술을 도입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과 업무혁신을 지속적으로 끌어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