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쏘아올린 주 4일제 논의…이미 도입한 곳도

우려했던 재택근무도 정착…새로운 근무 환경 요구↑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 등 보수적인 日 기업도 도입
유럽을 중심으로 중앙 정부도 주 4일제 도입 지원
  • 등록 2021-08-15 오전 5:10:00

    수정 2021-08-15 오전 5:10:00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적으로 근무 환경이 급변하면서 일부 국가와 기업에서는 주 4일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하고 자율 근무제가 도입되는 등 기업들은 다양한 근무형태를 시험할 수 있었고, 성과 역시 나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에 출근하고 있는 사람(사진=AFP)


덴마크·스위스 주 4일제 채택…기업들도 속속 도입

덴마크, 스웨덴 등은 이미 주 4일제를 법제화했고 아이슬란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주 4일제 근무를 일부 근로자들에 시범 진행한 바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에서도 주 4입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 진보 정당 ‘마스 파이스’는 연방정부에 지속적으로 주 4일제 도입을 지원하는 정책을 주장하고 있다. 스페인 산업부는 근무 시간 단축에 따른 급여 삭감이 이뤄지지 않도록 주 4일제 근무를 도입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시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아직은 유럽 지역이 중심이지만 가까운 일본에서도 주4일 근무제가 시범 도입되는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스페인의 통신사 텔레포니카는 국내 직원의 10%를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험하고 있다. 주 4일 근무제를 시작한 직원은 급여의 15%가 삭감된다. 텔레포니카 측은 생산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주 4일 근무제를 확대한단 방침이다.

뉴질랜드 부동산 회사인 퍼페츄얼 가디언은 2018년에 주 4일 근무제를 시범도입한 뒤 현재는 주 4일제를 전격 시행하고 있다. 앤드류 반스 퍼페츄얼 가디언 창립자는 “회사는 어려움을 겪지 않고 번창하고 있다”라면서 “직원은 더 많은 시간을 가족과 건강, 자원봉사에 할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문화가 보수적이기로 손꼽히는 일본에서도 주 4일제 근무를 시범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일본에서 세 번째로 큰 금융기업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은 약 4만5000명의 직원에게 주 3일 또는 4일 근무제를 채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만족도 높아지고 생산성도 향상”

주 4일제 도입으로 직원의 업무 만족도 뿐 아니라 기업의 성과도 향상된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노동시간을 줄이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이른바 ‘스칸디나비아 모델’이 작동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일본 지사는 지난해 2300명의 직원에게 금요일 휴무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MS 일본 지사의 생산성은 40%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 업체 소프트웨어 델솔은 급여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제로 전환하자 회사 실적이 개선됐다. 페드로 코르테스 델솔 마케팅 이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주 4일제를 시작하면서 인력을 15% 늘렸다”라면서 “매출은 20% 증가했고 결근은 크게 줄었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인력서비스 기업 아데코의 크리스토프 카트아루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그동안 유지해왔던 근무 환경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게 됐다”라며 “접객 업무가 많은 기업 위주로 주 4일 근무 도입이 활발해 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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