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제발…” ‘제주항공 참사 패닉’ 유족들 껴안은 이재명(종합)

[제주항공 참사]
태국발 여객기, 무안공항 착륙 중 사고로 전소
공항 찾은 이재명…유족 손 잡고 “할 수 있는 것 하겠다”
탑승자 2명 제외 179명 사망…신원 확인은 ‘밤샘’ 예정
  • 등록 2024-12-30 오전 12:45:41

    수정 2024-12-30 오후 5:23:19

[무안(전남)=이데일리 정윤지 박기주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외벽을 들이받고 전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공항으로 모인 여객기 탑승자의 가족과 지인들은 하나같이 망연자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공항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유가족 손 잡고 위로…“할 수 있는 것 하겠다”

이 대표는 29일 오후 8시48분쯤 탑승객 가족과 지인이 모인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로비를 찾았다. 이 대표는 무릎을 꿇고 유가족들을 만나 손을 잡고 위로했다. 눈물을 흘리며 “대표님 제발 우리 좀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여성을 향해 뒷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기도 했다. 작은 목소리로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말한 이 대표는 이후 유가족 임시 대표 등을 면담하고 민주당 항공사고대책위 위원들, 전남도지사, 광주시장 등과 함께 사고 지원을 논의했다.

이날 대책위 회의에서는 사고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신원 확인을 빠르게 할 수 있도록 DNA(유전자) 검사 인원을 신속히 배치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법률 지원 등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신원 확인을 기다리며 공항에서 임시로 머무는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도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또 민주당 측은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이후 조문을 하기로 결정했다. 희생자들에 대한 합동 분향소는 30일 오전 11시쯤 광주 5·18 광장과 전남 무안 스포츠콤플렉스 체육관에 마련될 예정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내일 10시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분향소에 가서 조문하기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29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자 가족들이 소방 당국의 사망자 명단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항서 대기하던 유가족들, 신원 확인하자 오열…“아니라고 해

이날 오후 공항에는 여객기 탑승객들의 가족과 지인 등도 신원 확인을 위해 속속 모였다. 비행기가 사실상 전소해 사망자 구조와 신원 확인이 늦어지자 유가족들은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30분 간격으로 열리는 당국 브리핑에서 하나 둘 씩 희생자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비명과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가족들은 “아니라고 해” “무슨 의미로 살아”라며 주저앉았다.

공항 한 구석에서 만난 60대 여성 A씨는 둘째 딸과 사위의 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A씨는 “참 성실하고 살가웠던 딸이었다”며 “며칠 전에도 같이 김장을 했는데, 딸이 챙겨준 도라지즙도 이제야 먹기 시작했는데…”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A씨와 함께 공항을 찾은 남동생 B(27)씨도 “어젯 밤까지 내일 온다는 누나와 연락했는데 믿기지 않는다”며 고개를 떨궜다.

신원 확인은 밤 늦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소방청 등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8시 38분 기준 사고 현장에서 사망자 179명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 생존자는 수색 초기에 구조한 승무원 2명뿐이다. 당국은 사고 상황 상 빠른 신원 확인이 어려워 일일이 희생자와 가족의 DNA를 대조하고 있다. 공항 1층과 2층 로비에는 유가족을 위한 텐트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일부 유가족은 전남도에서 마련한 임시 숙소와 목포대학교 대기실로 이동했다. 국토교통부 현장책임자인 이진철 부산지방항공청장은 “밤새 조명을 밝히고 신원확인할 예정”이라며 “절차가 중단되면 유족에게 먼저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은 30일 현장에서 희생자들의 유류품을 수거하는 등 작업을 이어간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현장 감식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장을 찾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항공안전과 책임을 담당하는 장관으로서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 말씀을 드린다”며 “신원이 확인되면 가족분들의 희망에 따라 장례 절차를 진행하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 탑승객 가족들을 위한 쉼터가 마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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