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인기' 실감한 젠슨 황…"차세대 GPU는 '루빈'"(종합)

'구름떼 인파' 가득…인터넷도 '불통'
검은 가죽자켓 착용…대만 애정 드러내
"루빈 2026년 출시…HBM4 탑재 예정"
  • 등록 2024-06-03 오전 12:56:58

    수정 2024-06-07 오후 2:02:44

[타이베이(대만)=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여러분을 위해 대만어로 말하고 싶은데 전하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서 (대만어로 말하기가) 저한텐 너무 어려워요. 하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컴퓨텍스(COMPUTEX) 2024’에서 무대에 올라 웃으며 말했다. 대만계 미국인으로 고향을 찾은 황 CEO는 연설 중간중간 짤막한 대만어를 구사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가 하면 “인공지능(AI)으로 대만의 날씨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며 대만에 대한 애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현지시간) ‘컴퓨텍스(COMPUTEX)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궂은 날씨에도 ‘인파’…가죽자켓 입고 등장

이날 타이베이 국립대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황 CEO의 연설에 참석하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기조연설 참석자는 국내외 언론, 기업가, 게이머, 애널리스트 등 6500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다른 CEO의 기조연설과 달리 황 CEO의 일정은 오후 7시로 늦은 오후였지만 이미 2시간 전부터 행사장에 입장하기 위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졌다. 20분 만에 체육관 대기 공간의 절반이 가득 찼고 엄청난 인파를 증명하듯 인터넷이 불통이 되면서 메신저 사용도 어려웠다.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가죽자켓을 입고 가볍게 뛰며 등장한 황 CEO는 어린 시절 대만에서 자란 기억을 회상했다. 그는 “어렸을 때 사람들을 보는 게 좋아서 야시장 가는 걸 좋아했다”며 짧은 일화를 전했다. 황 CEO는 가장 마지막에 선보인 동영상에서 “대만 기업들과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열고 함께 성공적인 산업을 번영시키고 싶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큰 호응을 얻었다.

2일(현지시간) ‘컴퓨텍스(COMPUTEX)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기조연설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대기공간에서 줄을 서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블랙웰 다음은 ‘루빈’…HBM4 탑재

황 CEO는 이날 엔비디아 신제품 공개와 함께 AI 활용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블랙웰’을 이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루빈’(Rubin)을 공개하며 “블랙웰 울트라 칩은 2025년에, 루빈은 2026년에 각각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루빈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사용할 것”이라며 “GPU 개발은 1년 단위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출시하는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차세대 AI 가속기다. 현재 ‘호퍼’의 뒤를 이을 신제품이다. 블랙웰 울트라는 블랙웰의 성능을 한층 높인 제품이다. 지난 3월 블랙웰 GPU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차세대 GPU를 공개한 것이다. 그는 구체적인 라인업이나 HBM4의 단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기본 루빈 제품에는 HBM4 8개가, 루빈 울트라에는 HBM4 12개가 각각 탑재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이어 “GB200 NVL2가 블랙웰 제품 라인업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GPU ‘B200’은 엔비디아가 내놓은 2개의 제품을 하나의 칩으로 묶은 것으로 최신 AI칩 H100의 뒤를 이을 차세대 제품으로 꼽힌다. 엔비디아의 최신 플랫폼인 GB200 NVL2 역시 MGX와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다.

아울러 그는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한 AI가 어떻게 활용될지도 선보였다. 사실적인 아바타를 제작할 수 있게 돕는 디지털 휴먼 기술은 피부 조직까지 구현할 수 있다. 게이밍 캐릭터, 광고 모델로 활용 가능하며 의료 플랫폼 등에서도 환자의 치료를 돕는 아바타로 사용할 수 있다. AI가 적용된 로봇은 공장 등 산업용으로 사용되며 AI 팩토리 구축에 한층 더 다가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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