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안 매운데 조만간 매워질 것 같아요”
보기만 해도 매운맛이 느껴지는 빨간 양념장 범벅의 냉면을 먹으며 먹방 유튜버 ‘도로시’가 코멘트를 한다. 맵기로 소문난 ‘송주불냉면’을 먹는 도로시의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700만에 가깝고 댓글도 거의 9000개가 달렸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각종 먹방 유튜버들이 매운 음식 먹방으로 시청자의 침샘을 자극하고, ‘동대문 엽기 떡볶이’, ‘신길동 매운 짬뽕’, ‘디진다 돈까스’ 등 매운맛으로 유명한 음식점들이 사람들을 유혹한다. 매운 음식을 향한 사람들의 애정은 식을 줄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매운 음식을 잘 먹는 건 아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해도 매운맛에 약해서 제대로 못 먹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또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안 좋아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 포털 검색창에 ‘매운 음식’을 쳐보면 ‘매운 음식 설사’, ‘매운 음식 속쓰림’과 같은 연관 검색어가 나올 만큼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매운 음식의 ‘후폭풍’으로 고생한다.
이런 고생에도 불구하고 매운맛을 포기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매운 음식과 같이 먹으면 좋은 음식, 먹고 나서 배 아플 때 좋은 음식을 각각 세 가지씩 선정해보았다.
매운 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종종 우유를 같이 판매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우유는 물보다 입속의 매운맛을 진정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다. 우유 속 지방 성분은 혀 표면에 붙은 캡사이신을 떼어내서 삼킬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매운 맛이 어느 정도 가시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치즈나 요거트 등 유제품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우유가 속쓰림에는 안 좋을 수 있다. 우유는 일시적으로 위산을 중화시켜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유 속 칼슘 성분이 위산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속쓰림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빵이나 밥 등 탄수화물 음식이다. 매운 떡볶이를 먹을 때 주먹밥을 같이 먹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탄수화물은 매운 음식 속 캡사이신을 흡수하고 분해해서 매운맛을 덜어준다. 특히 밥을 따뜻하게 먹으면 매운 음식 으로 인한 통증 감각이 따뜻한 감각 쪽으로 분산돼 매운맛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빵이나 밥을 먹을 땐 입에 잠시 물고 있다가 씹어 삼키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세 번째 음식은 레몬이다. 레몬을 입에 넣으면 특유의 신맛 때문에 입안에 침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 침이 매운맛을 중화시켜준다. 즉 레몬 자체에 캡사이신을 중화시키는 성분이 있는 것이 아니고, 레몬이 침샘을 자극시켜서 나온 침이 매운맛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굳이 레몬이 아니어도 깔라만씨나 신맛이 나는 음료처럼 침샘을 자극하는 식품을 먹는 것도 매운맛 중화에 도움이 된다.
제때 챙겨먹고 아프지 말자, 꿀, 매실, 양배추
매실도 매운 음식으로 아픈 배에 효과가 좋다. 보통 소화가 잘 안 되거나 급체한 사람들이 찾는 매실은 위액 분비를 정상화시켜 위산 과다로 인한 속쓰림을 해결한다. 또한 위산을 중화시켜주고 설사를 멎게 하기 때문에 매운 음식으로 인한 배탈에 제격이다. 단 익지 않은 매실엔 독성이 있기 때문에 매실청을 담가서 먹거나 마트에서 매실 음료를 사먹는 편이 좋다.
매운 음식으로 부글부글 끓는 속을 가라앉혀줄 마지막 음식은 바로 양배추다. ‘동의보감’에 위를 튼튼하게 만든다고 적혀 있는 양배추는 위점막을 재생시키는 비타민U가 풍부해 위장 보호에 효능이 있다. 실제로 양배추는 위궤양 치료에 도움을 주는 식품이기도 하다. 또 양배추는 속쓰림 완화에도 좋고 양배추의 냉성이 매운 음식의 열성을 중화시켜준다고 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양배추를 많이 먹으면 섬유소 과다로 복통, 설사 등을 겪을 수 있고, 양배추가 소화불량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외에도 녹차나 바나나 등은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오이, 연근, 브로콜리 등은 매운 음식을 먹은 뒤 배가 아플 때 같이 먹으면 좋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민간요법일 뿐 매운 음식에 몸이 과한 반응을 할 때는 망설이지 말고 약국이나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좋다. 물론 매운 음식을 자기 몸에 맞게 적당한 정도로 먹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래야 건강하게, 오래 ‘매울’ 수 있다.
/스냅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