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배제 승산 있다" 수능 재수생 34%, 28년만에 최고 전망

종로학원, 올 수능 재수생 비율 34.1% 전망
“수능 도입 초창기 96학년도 이래 최대치”
통합수능, 첨단학과 증원에 이과 재수 늘어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수능 쉬울 것 예측도
  • 등록 2023-08-07 오전 12:01:00

    수정 2023-08-07 오전 12:01:00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오는 11월 16일 치러질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할 재수생 비율이 34.1%로 예측됐다. 1996학년(37.3%)도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에 해당한다. 정부의 첨단학과 대입정원 증원, 킬러문항 배제 방침, 문·이과 통합수능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지난 6월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수생 34.1% 예측…전년대비 3%p↑

6일 종로학원은 2024학년도 수능 재수생 비율을 34.1%로 예측했다. 이는 1996학년도 수능(37.3%) 이래 28년 만에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지난해 31.1%보다는 3%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재수생 비율이 치솟은 데에는 △문·이과 통합수능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 △반도체 등 첨단학과 증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학년도부터 시행된 문·이과 통합수능에선 이과생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어·수학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가 보정되면서 언어와 매체, 미적분·기하 응시생의 표준점수가 상향 조정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2022학년도 수능에선 문과생이 주로 선택한 확률과 통계 응시생의 표준점수가 미적분 응시생보다 3점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재수생 중 이과생은 약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기에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첨단분야 대입 정원을 증원한 것도 재수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반도체·인공지능·에너지·신소재 등 첨단기술 분야의 2024학년도 대입 정원을 1829명 증원하기로 했다.

특히 지방대뿐만 아니라 서울 주요 대학의 정원 증원까지 허용되면서 수능에 재도전하는 학생이 늘어날 전망이다. 2024학년도 대입 기준 수도권 대학의 증원 허용 규모는 △서울대 218명 △가천대 150명 △세종대 145명 △성균관대 96명 △고려대 56명 △동국대 45명 △이화여대 30명 △서울과기대 30명 △연세대 24명 등이다.

킬러문항 배제에 재도전 의지 키우는 반수생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에 따라 수능이 쉬워질 것이란 예측도 재수생 증가를 견인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킬러문항 배제를 골자로 하는 2024학년도 ‘공정 수능’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교육계에선 그간 공교육 과정에는 나오지 않는 고난도 문제를 풀어야 고득점을 담보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자극, 선행학습을 유도했다”며 “소위 킬러 문항은 학생·학부모 눈높이에서 핀셋으로 철저히 제거하겠다”고 공언했다.

교육부는 킬러문항 배제가 ‘쉬운 수능’은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입시전문가들은 변별력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상위권 학생들에겐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수능 재도전을 위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이미 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에서도 ‘반수생’이 늘고 있는 것. 의대 진학을 노려 반수를 택한 이모(20) 씨는 “올해 수능은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쉬운 수능이 될 것 같아서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반수생 김모(19)군도 “최근 대학을 휴학하고 독학 재수학원에 등록했다“며 ”의대·치대·한의대 등이 목표“라고 말했다.

임성호 대표는 “올해 수능 재수생 비율은 34.1%로 예상된다”며 ”반도체·첨단학과 증원, 킬러문항 배제 방침, 문·이과 통합수능 등과 맞물려 이과 재수생 증가가 재수생 비율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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