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주식투자 허용 10년…대구대·포스텍 '대박' 영남대·서강대 '쪽박'

대구대 채권 등 투자해 25.5% 최고 수익률
평가차액 기준 포스텍 38.7억원 최대 수익
명지전문대 주식투자로 67억 날려
  • 등록 2017-08-14 오후 5:55:59

    수정 2017-08-14 오후 8:11:36

왼쪽부터 대구대·포스텍 대학본관(사진= 각 대학)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사립대가 쌓은 적립금으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게 허용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대학별로 투자 성과를 두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구대·포스텍은 두자릿수 수익률을 올리며 선전한 반면 영남대·서강대는 40%가 넘는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대학교육연구소가 공개한 ‘2015 회계연도 사립대학 및 전문대학 적립금 금융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투자수익률 편차가 대학에 따라 극단적으로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2월 말(2015 결산기준) 기준 전국 324개 사립대(전문대학 포함)의 교비회계 적립금의 금융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적립금은 사립대학이 미래에 발생할 특정사업을 염두에 두고 쌓은 기금으로 등록금과 법인전입금, 기부금 등이 재원이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58개 사립대가 적립금 중 일부를 주식·채권에 투자했다 112억원의 손실을 봤다. 전체 324개 대학이 보유한 적립금은 약 10조 6000억원으로 이들 대학이 투자한 금액(1조 5000억원)은 적립금 대비 13.9%를 차지했다.

적립금 투자 최고 수익률 대구대·포스텍

교육부는 지난 2007년 대학 재정확충 방안 중 하나로 사립대들이 적립금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허용했다.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을 개정, 적립금의 2분의 1 한도 내에서 수익성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10년간 투자 성과를 살펴보면 수익률로는 대구대가 25.5%로 1위를, 포스텍이 12.8%로 2위를 차지했다. 대구대는 101억 5400만원을 채권에 투자해 25%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평가액은 127억 4100만원으로 25억 8600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금융자산 2036억원을 보유한 대구대는 4.9%인 101억원은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 95.1%는 유동성 자산에 예치하고 있다. 단순히 정기예금으로만 묶어둔 게 아니라 양도성예금증서나 국채 등으로 자산을 분산·운영해 온 게 성과를 냈다.

포스텍도 302억 3900만원을 투자해 12.8%의 수익률을 거뒀다. 평가액은 341억 1600만원으로 약 38억 770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 포스텍은 약 94%(284억 5500만원)를 채권에, 나머지 6%(17억 8300만원)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상기 대구대 경영부총장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투자지침서를 기준으로 은행권 정기예금 위주의 안정적 운용에 주력하면서도 일부 기금을 채권과 펀드로 운영하고 있다”며 “지난 3월 만기 도래한 채권의 경우 원금대비 약 27%가 넘는 수익률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수익액 기준으로는 포스텍이 38억 77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연세대 27억 8400만원(1.6%) △홍익대 25억 9600만원(1.2%) △대구대 25억 8600만원(25.5%) △이화여대 12억 8200만원(0.4%) △성균관대 12억 7300만원(4.2%) △고려대 8억 6300만원(2.4%) △한성대 7억 1300만원(4.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명지전문대 주식투자로 67억 날려

반면 영남대와 서강대는 막대한 투자손실을 기록했다. 영남대는 마이너스 96.6%, 서강대는 마이너스 46.1%다.

영남대는 펀드 등 수익증권에만 5억 4190만원을 투자했지만 평가액은 1817만원에 불가했다. 나머지 5억 2370만원이 증발한 것이다. 서강대도 펀드 등 수익증권에 34억 3600만원을 투자했다가 15억 8500만원(46.1%)을 손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대 관계자는 “10년 전 채권형 펀드를 통해 당시 우량등급 회사채에 투자했다가 금융위기를 거치며 해당 회사가 법정관리로 넘어가는 바람에 손실을 봤다”면서도 “1500억원이 넘는 나머지 적립금은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금융상품에 넣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가액 기준 손실액은 명지전문대가 67억 3600만원(-31.6%)으로 가장 컸다. 이어 △성신여대 58억 7400만원(-16.1%) △구미대 29억 6700만원(-16.6%) △김포대 16억 5600만원(9.6%) △경복대 15억 9400만원(-3.2%) △서강대 15억 8500만원(-46.1%) △대구가톨릭대 15억 7500만원(-5.5%) △경남대 5억 2700만원(-5.7%) △인제대 12억 8300만원(31.3%) △ 광주대 9억 9700만원(-13.0%) 순이다.

대학별 적립금 금융투자 수익률 현황(단위: 천원, 자료:대학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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