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스타트업 “글로벌 VC 잡아라”

벤처투자 부진 속 글로벌 VC 투자 유치 성과 나오고 있어
하이메디의 시리즈 B 참여한 글로벌 VC '화이트스타캐피탈'
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는 中레전드캐피탈 투자 받아
"코로나19로 국내 우수 인력·인프라 알려지는 계기가 돼"
  • 등록 2020-05-18 오후 2:15:51

    수정 2020-05-18 오후 2:15:51

(사진=하이메디)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벤처투자 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정체에 빠진 상황에서, 일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들이 글로벌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들을 찾고 있는 글로벌 VC들은 의료 서비스를 비롯한 모빌리티 플랫폼 등 다양한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했다. 업계는 이를 사업 외연을 넓히는 계기로 삼아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헬스케어 전문기업 하이메디는 지난달 국내·외 4개 기관 투자자에 6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VC인 ‘화이트스타캐피탈’이 리딩 투자사로 참여, 한국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 첫 사례가 됐다. 금액은 비공개이나, 하이메디에 두 차례 투자한 뮤렉스파트너스 다음으로 투자 비중이 높다. 하이메디는 중증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한국을 방한하는 중동 국비환자들을 대상으로 숙박·통역·교통·관광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지난 한 해에만 4000여명의 중동 환자 및 그들의 보호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화이트스타캐피탈은 북미·서유럽·동남아시아 등 시리즈 A단계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기술 투자 펀드 운용사다. 특히 인공지능·마이크로 모빌리티·전자상거래·핀테크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혁신 분야에 전문적으로 투자해 신생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미국의 멤버십 전용 주치의 스타트업 ‘파슬리 헬스’와 캐나다의 원격의료 기업 ‘다이얼로그’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메디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투자 유치에 대한 걱정도 나왔지만, 오히려 한국 의료 시스템의 우수성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사진=강남언니)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를 운영하는 힐링페이퍼는 중국 레전드캐피탈의 주도로 18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리즈 B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레전드캐피탈은 중국의 최대 컴퓨터 제조기업인 ‘레노버’를 소유한 레전드홀딩스의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다. 엘앤피코스메틱은 물론 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하는 등 전세계 40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VC계 ‘큰 손’이다.

강남언니는 전국 1700여 개 성형외과, 피부과 등 미용의료 병원을 중심으로 고객들에게 정량화된 평가와 실제 후기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들은 모바일 앱에서 개인 맞춤형 시술 정보를 검색할 뿐 아니라 신청 버튼 하나로 원하는 병원에 상담신청을 할 수 있다. 지난 5년 간 앱에 등록된 의사가 직접 170만건의 성형 견적을 제공, 병원과 사용자 간 60만 건 이상의 모바일 상담이 연결되고 있다. 강남언니 관계자는 “본격적인 글로벌 환자 유치에 나선다. 200만명의 강남언니 가입자 중 월간 활성사용자 10%가 해외 사용자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외에도 모빌리티 플랫폼 ‘반반택시’의 운영사인 코나투스는 총 35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 미국 실리콘밸리기반 VC인 노던라이트벤처캐피털(NLVC)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NLVC가 한국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반택시는 같은 방향 승객들의 자발적 동승을 중개하는 택시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지난 해 7월 규제샌드박스 모빌리티 1호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서울에서만 1만명 수준의 택시기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 관심은 있으나 투자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는 해외 VC들이 다수”라며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의 우수한 인력·인프라가 해외에 알려지게 됐다.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 입장에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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