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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2일 끝나는 한 주 동안 미국의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720만배럴로 전주대비 40% 가량 급증했다. 사우디, 이라크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 뿐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 등 대부분의 산유국들로부터 수입하는 물량이 늘어났다.
특히 사우디산 원유 수입이 하루 평균 100만배럴에서 160만배럴로 크게 늘었다. 이는 작년 가장 많이 수입했던 물량의 2배가 넘는 규모다. 미국이 지난해 사우디로부터 사들인 원유는 일평균 20만~60만배럴 수준이다.
사우디가 새로운 감산 합의가 시작되는 5월 1일 전에 수출 물량을 대폭 늘린데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 감소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4월 사우디의 하루 평균 수출량은 960만배럴로 전달 740만배럴 대비 220만배럴 가량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목소리로 “사우디가 감산이 시작되는 이달 1일 전에 밀어내기식으로 원유 수출을 크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원유 수입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사우디의 대규모 유조선 ‘함대(armada)’가 미국에 속속 입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감산 합의 시행 전에 보내진 물량이다.
선박 추적업체인 탱커트레커스닷컴에 따르면 사우디는 지난 3~4월 초대형 유조선 33척을 미국에 보냈으며, 이들 선박에 탑재된 물량은 약 6800만배럴로 집계됐다. 또 아직 최대 2900만배럴의 원유를 실은 14척이 남아 있다. 에너지 전문매체인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사우디가 4월에 보낸 유조선 20여척 모두 초대형 탱커”라며 “한 척당 원유가 200만배럴씩 실려 있다”고 했다.
한편 미국이 원유 수입을 대폭 늘리면서 에너지 자립 계획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탱크톱(저장고 포화) 공포가 다시 불거질 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컨설팅 업체 클리어뷰 에너지 파트너스의 케빈 북 이사는 “가장 저렴한 공급자로부터 값싸게 구매하는 것이 자본주의”라며 “미국이 (원유를) 순수출하던 짧은 휴가는 이제 끝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