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행사는 미국 대사관저 텃밭에서 개최되었다. 이곳에 조성한 텃밭에서 우리나라와 미국인 초등학생 40여명이 씨앗 뿌리기부터 수확한 농산물로 음식을 만들고 서로 나누며 도시농업의 즐거움을 체험하기 위한 행사였다.
한·미 정상회담 개최로 자리를 비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대신해 대사 부인 브루니 브래들리가 인사말을 시작하는데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April showers bring May flowers”라고 했다. 4월의 비는 5월에 꽃을 피게 한다는 뜻이었다.
참관객들은 관저 내 텃밭에 여러 가지 다양한 상추, 샐러드와 허브 등을 심었다. 한국과 미국의 초등학생들도 함께 참여해 어린이들의 도시농업 참여가 돋보였다.
미국에서 도착한 수많은 씨앗들이 즐비하게 널려져 있었다. 또 국내 스타트업 기업이 만든 소규모 발광다이오드(LED) 육묘장을 상세하게 보여주며 직접 작은 화분에 씨앗을 뿌리고 싹을 트게 해 모종을 길러 텃밭에 내다 심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사부인이 직접 씨앗을 뿌려 모종을 길러서 텃밭에 심고, 잘 자란 채소들을 수확해 손님들을 위한 식탁에 올린다는 말에 도시농업인의 한사람으로서 가슴 뭉클한 감동과 기쁨을 느꼈다. 텃밭부터 식탁까지 열정적인 설명 외에도 스마트팜(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농산물을 재배하는 방식)을 위한 젊은 한국농업계의 스타트업 제품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반대로 한국산 씨앗을 현지에 가져가 관저 내에 텃밭농사를 짓고 내방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며 한국의 채소를 알리는 우리나라 외교관은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해졌다.
이번 코로나19로 이미 서양에서는 텃밭용 씨앗과 모종이 휴지 사재기처럼 동이 난다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이번 경험으로 우리나라에도 도시농업인구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미래세대에게 도시농업의 가치를 알리고 정서적 안정과 바람직한 인격 형성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학교 텃밭이 해마다 확대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또 대학 교양과목으로 도시농업 강의를 하는 곳이 매년 늘고 있기도 하다.
도시농업도 이제는 혁신과 변화 속에서 아쿠아팜(양식 산업에 ICT 기술을 융합한 사업), 스마트팜, 수직농법(빌딩형 식물공장), 다양한 인공광 실내재배기 등과의 놀라운 협업시대를 맞고 있다. 2021년에는 금년에 못다 한 도시농업의 날 행사가 더 규모 있고 활기차게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