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기생충 만들자”…영화제 예산 지원 1년새 5배 '껑충'

나라살림연구소, 작년 영화제 예산 분석
68억→50개 영화제 331억, 1년 새 5배↑
부산국제영화제 69억 지원, 최대 규모
영화 진흥, 지역 문화·경제 ‘일석삼조’
  • 등록 2020-02-16 오전 6:00:00

    수정 2020-02-16 오전 11:19:05

영화 ‘기생충’ 주역들이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지난해 정부와 지자체가 각종 영화제를 지원한 예산이 1년 새 5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기생충과 같은 영화를 육성하고 지역 경제도 살리는 취지에서다.

16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방재정통계시스템 지방재정365와 영화진흥위원회 사업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지자체 40곳이 50개 영화제에 330억5100만원을 국비 또는 시도비나 시군구비로 지원했다. 이는 18개 영화제에 68억400만원을 지원한 2018년보다 5배나 늘어난 것이다. 영화제를 지원한 지자체도 전년(30곳)보다 10곳이 늘었다.

가장 많은 예산이 지원된 영화제는 부산국제영화제였다. 국비 16억1000만원, 시비 50억6800만원, 구비 2억3800만원 등 총 69억1600만원이 지원됐다. 이어 전주국제영화제(43억3000만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37억4600만원), DMZ국제다큐영화제(34억2000만원), 제천국제음악영화제(30억4600만원) 순이었다.

영화제 예산 지원이 늘어난 것은 해당 지역 지자체들이 팔을 걷어붙인 때문이다.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 국제해양영화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부산독립영화제, 부산시민영화제, 부산평화영화제 등 7개의 영화제에 58억5800만원을 지원했다.

강릉시는 지난해 강릉국제영화제, 평창남북평화영화제를 새롭게 지원하면서 정동진독립영화제 등 3개 영화제에 시비 20억원을 지원했다.

중앙정부도 힘을 보탰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지원한 영화제의 수는 14개, 관련 예산은 50억원이었다. 정부는 대규모 국제영화제보다는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등 중소 규모 국제영화제들에 대한 지원을 늘렸다.

지자체 관계자는 “좋은 영화를 키우고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며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일석삼조 효과가 있다”고 자평했다.

김미영 나라살림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영화제는 문화적 여건이나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상황에서 추진되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지역 주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지자체장 치적 쌓기용 사업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영화제에 지원된 예산이 330억5100만원으로 전년(68억400만원)보다 5배 급증했다. 단위=만원. [출처=나라살림연구소, 지방재정통계시스템 ‘지방재정365’, 영화진흥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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