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사들을 중심으로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프로필을 추모 사진으로 했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받았다는 한 교사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 학부모는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으니 언급 자제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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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자신을 교사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이날 오전 학부모로부터 받은 항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게 학부모다. 카톡 프로필 두 번째 사진으로 바꿨는데 바로 문자 오네”라며 “추모하는 마음도 표시하면 안 됩니까? 언급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보호자님”이라고 불편한 마음을 드러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학부모로 추정되는 인물이 오전 7시38분에 “이른 아침에 죄송하다”며 “다름이 아니라 선생님의 프로필 사진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내온 내용이 담겼다.
발신인은 “아이들 어린데 선생님 행동 하나하나가 다 큰 영향을 준다는 거 아시죠?”라고 반문하며 “아직 사실관계도 판명나지 않은 일로 이렇게 추모한다는 걸 드러내는 건 아닌 것 같아 연락 드린다”고 쓰여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으니 언급 자제 부탁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교사가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한 추모 사진에는 검정 리본, 고인이 숨진 날짜와 함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께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 교사 A씨가 SNS에 올린 추모 사진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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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교사 B씨가 학교 교실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경찰과 교육 당국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 중이다.
교육계에서는 교단에 선지 얼마 안 된 신규 교사 B씨가 학교 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다. 특정 학부모가 지속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의 초등학교 교사들은 이날 국화꽃과 촛불을 들고 모여 추모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이날 오전 정문에는 각 지역의 교사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