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는 전쟁 이후에도 꾸준히 이를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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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 및 독립 정유업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원유를 ‘조용히’ 구매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유회사가 정부의 금수 조치와 평판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단 이유로 러시아 원유를 사지 않는 분위기에서 중국 기업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개별적 거래를 하고 있단 것이다.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한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는 중국이 수혜를 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주로 중국 산둥성에 있는 독립 정유업체들은 러시아 극동 쪽에 위치한 항구 도시 코즈미노에서 실리는 원유를 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즈미노에서 적재되는 원유는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ESPO)을 통해 운반된 것이다.
티팟이라는 중국의 소규모 정유업체는 최근 5월에 인도될 ESPO 원유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블룸버그는 ESPO 원유는 큰 배보단 작은 배에 실리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서 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 배일수록 운송 비용이 적게 든다. 일부 국영 정유회사는 6월 인도분 우랄 원유 계약을 마쳤다고 한다. 우랄 원유는 유럽 수출용으로 서시베리아 지역에서 생산되며 러시아의 가장 대표 원유로 꼽힌다.
인도도 러시아에서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사할린 지방에서 나는 소콜(Solko)이란 원유를 들여오고 있다. 인도의 국영 정유회사인 인디안 오일과 힌두스탄 페트롤리움은 소콜 원유 5월 인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는 이밖에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2월 말부터 이날까지 총 1300만배럴의 우랄 원유를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