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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연합, 한진칼 지분 45.23%까지 높이자 조 회장 BW카드 꺼내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벌어진 표대결에서 패한 후 한동안 잠잠하던 3자연합이 행동을 재개했다.
3자연합 측의 KCGI와 반도건설은 최근 한진칼 지분을 각각 0.19%와 2.3%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에 따라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45.23%까지 늘어났다. 조원태 회장측(41.14%)과 격차는 4.09%포인트로 벌어졌다. 또 3자연합은 지난달 26일, 지난 3월에 열린 한진칼 정기 주총 결의 취소 소송도 냈다.
주총 전 법원은 3자 연합이 낸 대한항공사우회 보유 지분 3.7%에 대한 의결권 제한과 반도건설 보유 지분 8.2%의 의결권을 전부 인정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에 대해 거꾸로 대한항공사우회 보유 지분의 의결권을 인정하고 반도건설 지분 중 3.2%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여기에 맞서는 조 회장 등 현 경영진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한진칼이 발행하는 신주인수권이 100% 행사될 경우 발행되는 신주는 총 331만1258주로, 현재 발행 주식 총수의 약 5.3% 규모다. 전체 주식이 늘어나는 만큼 3자연합을 포함한 현재 주주들의 지분율은 낮아지게 된다. 여기에 조 회장 측이 신주인수권을 확보해 지분 매입에 나선다면 3자 연합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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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이 신주인수권을 어느 쪽에서 많이 확보할 수 있냐하는 점이다.
반면 조 회장 측은 BW를 통해 우호세력을 확보하기가 용이할 것으로 분석된다. BW를 갖고 있으면 3.75% 만기이자 수익을 낼 수 있는데다 신주인수권을 통해 주식까지 취득할 수 있어 투자상품으로 매력적이다. 현 경영진을 도우면서도 수익까지 얻을 수 있어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다.
재계에서는 한진그룹이 BW 발행을 결정했을 때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과 그룹 측이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만큼 외부에서 현 경영진을 지원해 줄 백기사가 필요하다”며 “이미 백기사를 확보했기 때문에 BW 발행을 결정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하반기 3자연합의 임시 주총 소집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주총을 열어도 현 이사진 12명보다 많은 13명 이상을 새로 이사로 선임해야 하는데 ‘무리수’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현 이사진을 해임하려면 3분의 2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