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지난해 12월 일본의 실질임금이 9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런 흐름이 지속되면 통화정책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일본 도쿄에서 열린 채용행사.(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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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12월 근로자 1인당 현금 급여(명목임금)가 전년 동월 대비 4.8% 올랐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997년 1월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해 월평균 명목임금도 1인당 32만6157엔(약 311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연간 명목임금 상승률로는 3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실질임금도 12월 들어 증가세(0.1%)로 돌아섰다. 월간 기준 실질임금이 증가세로 돌아선 건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만이다. 다만 연간 실질임금은 지난해보다 0.9% 감소했다. 물가 상승률(3.0%)이 명목임금 상승률을 웃돌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임금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변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해 “명목임금이 꾸준히 오르지 않는 한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며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통화 완화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뒤집으면 명목임금의 지속적 상승을 통화정책 전환 조건으로 제시한 셈이다. 명목임금이 늘고 소비가 활성화돼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경계하는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지다 아야코 JP모건증권 일본 수석 애널리스트는 “오늘 (2022년 임금 조사) 결과로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무제한 국채 매입을 통해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수준으로 유도하는 통화 완화 정책) 변화에 대한 추측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임금 인상을 강하게 지지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달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와 만나 “반드시 물가 인상률을 넘는 임금 인상이 실현되도록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