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민 기자] 전통적인 인테리어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인테리어·가구 업계의 3분기(7~9월) 실적은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집콕족’과 정부 부동산 규제로 노후 주택을 고쳐 쓰려는 ‘집꾸미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인테리어 시장이 커지면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후발주자들도 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009240)과
LG하우시스(108670),
현대리바트(079430) 등 주요 인테리어 3개사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크게 늘어났다. 한샘은 3분기 영업이익이 2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236.4% 급증했다. 같은 기간 LG하우시스는 전년 대비 13.0% 증가한 281억원을, 현대리바트는 29.2% 늘어난 8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뿐 아니라 매출 규모도 커졌다. 한샘은 올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5.4% 늘어난 5149억원을 기록했다. 한샘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채널을 비롯해 B2C 사업 부문이 31.7%나 성장하면서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샘이 지난 2017년에 세웠던 연매출 ‘2조원 돌파’ 기록을 재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리바트 역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7% 늘어난 3220억원이었다. 이중 B2C 가구 부문이 11.2% 성장했다. 현대리바트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기존의 가정용 가구 중심이었던 온라인몰을 통합몰로 리뉴얼해 이달 말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토털 인테리어 회사로의 변화를 위해 영업과 생산·물류 인프라도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LG하우시스 매출은 7709억원으로 2.2% 줄어든 반면, 직전 분기(7201억원)와 비교하면 7.1% 늘었다. 올 들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조 2147억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해외 판매 감소 등의 영향으로 3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소폭 줄었다”면서 “다만 고성능 창호 및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중심의 영업활동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4분기에도 인테리어·가구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인해 노후 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수요까지 나타나면서 뚜렷한 실적 개선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시장 성장세에 B2C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한솔홈데코는 국내 최초로 마루전문 쇼핑몰 ‘마루스토리’를 오픈했다. 마루 인테리어에 관련한 정보는 물론 소비자들이 직접 쇼핑까지 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솔홈데코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셀프 인테리어 정보 및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B2C 유통 채널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가상의 공간에서 집꾸미기 시뮬레이션을 서비스하는 플랫폼 ‘어반베이스’는 이달 말에 새로운 서비스에 나선다. 기존에 제공하던 ‘3D 인테리어’ 서비스에 실제 ‘시공’까지 가능하도록 연결해주는 것이다. 어반베이스 관계자는 “평균 업력 10년 차인 인테리어 업체와 매칭해 고객이 만든 인테리어 시뮬레이션을 현실 집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