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반도체 소재' 아이브이웍스 투자유치…1000억 가치 인정

시리즈 D로 100억원 유치에 성공
디티앤, 인라이트·인탑스, 케이디·유온인베 러브콜
반도체 소재 중 高 기술력 필요한 에피웨이퍼 생산
전기차·드론은 물론 5G 및 군수용 레이더 등에 사용
"미·일에 이어 한국도 차세대 전력반도체 내재화"
  • 등록 2022-07-18 오후 6:56:41

    수정 2022-07-21 오전 9:56:50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반도체 소재 스타트업 아이브이웍스가 기업가치 1000억원을 인정받으며 1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국내외 벤처캐피털(VC)마다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지만, 전력반도체의 거대한 시장 규모와 아이브이웍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높게 샀다는 평가다.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아이브이웍스 회사 전경. 사진=아이브이웍스 누리집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이브이웍스는 최근 100억원 규모 펀딩을 마무리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자인 디티앤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신규 투자자 인라이트벤처스·인탑스인베스트먼트(Co-GP)와 케이디인베스트먼트-유온인베스트먼트(Co-GP)가 참여했다. 국내외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들도 투자를 논의 중이다. 앞서 작년 11월 진행한 시리즈C 라운드에서는 원익투자파트너스, 와이지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증권, 로그인베스트먼트, 우신벤처투자, 델로브조합, 현대기술투자 등에서 총 205억 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아이브이웍스는 전력반도체와 통신반도체에 응용되는 화합물 반도체 소재인 질화갈륨(GaN) 에피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GaN은 금속과 질소를 합친 화합물로, 질화갈륨 및 갈륨나이트라이드라고 부른다. GaN를 기반으로 웨이퍼를 만들면 일반 실리콘 웨이퍼보다 전력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브이웍스는 웨이퍼 위에 GaN 소재의 박막을 다층으로 쌓아 4, 6, 8인치 GaN 에피웨이퍼를 양산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12인치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프랑스 첨단소재기업 생고방으로부터 질화갈륨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하며 생산라인을 확대하기도 했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내재화에 투자자 ‘러브콜’

아이브이웍스가 생산하는 에피웨이퍼 사진. 사진=아이브이웍스 누리집
GaN 에피웨이퍼는 일반 실리콘 기반 전도체보다 고전압, 고출력에서 잘 버티고 내열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드론이나 전기차, 5G 통신 및 차세대 군수용 레이더 등 거대한 전력을 처리해야 할 때 많이 사용된다. 노트북 등 IT 제품 여러 기기를 동시에 고속 충전할 수 있는 GaN 충전기를 만들 때도 쓰인다.

VC들은 아이브이웍스 투자 포인트로 독자적인 장비를 자체 개발하는 기술력을 꼽았다. 웨이퍼에 GaN을 올릴 때 기존엔 ‘유기금속화학증착(MOCVD)’이라는 화학적 방식을 활용했는데, 이 방식은 화학적으로 결합시켜야 하기에 공정 온도가 높아 웨이퍼가 휘어지는 등 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브이웍스는 물리적 방식인 ‘하이브리드 분자빔 박막성장기술(MBE)’를 활용해 웨이퍼의 휘어짐을 막는 한편, 제품 생산 전반에 있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안정적 품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브이웍스에 투자한 VC 한 심사역은 “MBE 방식 장비를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에피 웨이퍼를 생산하더라도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안정적인 품질로 만들어낼 수 있다”며 “SK실트론과 한화시스템 등 국내뿐 아니라 이스라엘 방산업체와 미국 상장사 IET 등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이번 투자금을 통해 설비 투자와 해외 공급사 확보에 더욱 드라이브를 걸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GaN 에피웨이퍼를 만드는 기술은 굉장히 어려워, 생산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미국 울프스피드와 일본의 스미모토 등으로 매우 드물다. 아이브이웍스를 시작으로 우리나라도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 내재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봤다. 이어 “전력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미중 반도체전쟁으로 반도체 소재 같은 핵심 전략물자는 수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를 기회 요인으로 활용해 중국 등 여러 글로벌 기업과 공급 계약을 맺으며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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