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불 끈 두산重‥수은, 6천억 추가 지원(종합)

보증선 외화채권 1년짜리 대출로 전환
"이번대출, 추가 지원 여부와 관계없어"
  • 등록 2020-04-21 오후 5:24:29

    수정 2020-04-21 오후 5:24:29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수출입은행이 유동성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에 약 6000억원을 추가 지원한다.

수은은 21일 확대여신위원회를 열고 보증을 섰던 두산중공업 외화채권 5억달러(약5868억원)를 대출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두산은 지난 2015년 수은의 지급보증을 받아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발행했고 이달 27일 만기가 돌아온다. 돈줄이 마른 두산중공업이 이 돈을 갚을 길이 없자 보증을 섰던 수은에 대출로 전환해달라 요청했고, 수은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대출 기간은 1년이며 두산중공업의 요청으로 원화로 대출하기로 했다. 두산 측이 선물환(F/X) 계약을 통해 현재의 환율보다 유리한 1170원대의 환율에 외화로 환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이 외화채권 대출전환에 동의하면서 두산중공업에 대한 국책은행의 대출액은 총 1조6000억원 상당으로 늘게 된다.

사진=뉴스1
두산중공업은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두산중공업은 올 한해 만기가 돌아오는 빚이 4조2000억원 규모다. 다음 달에도 5000억원 가량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갚아야 하는 등 시장에서 차입한 돈만 1조2000억원이 상환을 기다리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기존채권 회수 자제나 만기 연장은 가능하나 추가대출에는 고개를 젓고 있어 국책은행의 추가 지원이 불가피하다.

수은 측은 “이번 대출은 추가 지원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효과가 유지되도록 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채권단은 두산이 지난 13일 제출한 자구안을 검토한 뒤 추가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두산중공업과 두산그룹 전체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구안에는 전자와 바이오 소재 사업에 주력하는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매각을 포함해 돈 되는 알짜 자산을 모두 매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월부터 명예퇴직을 포함해 인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 추가 대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자구안을 토대로 빠른 시기 경영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필요한 경우 정부 앞 자본확충 등을 요청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자구안의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과 상환 가능성, 국가 기간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최종안이 확정되는 시기는 상반기 중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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